뉴욕을 대표하는 광장 하면 타임스퀘어광장이 떠오르듯이, 런민광창(人民广场) 역시 상하이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총 면적 14만㎡의 규모를 자랑하는 런민광창은 난징루(南京路)나 푸둥(浦东) 같은 도심지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인민을 위한 넓은 장소’라는 이름 뜻대로 항상 사람들로 북적댄다.
그러나 이 곳을 단순한 번화가로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바로 이 곳 런민광창 지하철 역에는 1930년대의 상하이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약 50m길이의 ‘지하 상업구’라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2번 출구 상하이청스구이화잔스관(上海城市规划展示馆)방향으로 걷다 보면 어렸을 적 즐겨보던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의 한 장면처럼 1930년 대의 상하이가 눈 앞에 펼쳐진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이 곳의 입구 앞에는 이젠 더 이상 달리지 않는 전차만이 80년 전의 과거로사람들을 초대하듯 홀로 서 있다.
1930년대 상하이는 이런 모습이었을까? 과거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서양 열강의 지배 하에 있었던 상하이의 옛 모습을 반영하듯, 이 곳은 여느 상업거리와 달리 화려하고 경쾌한 느낌보단 무겁고 몽환적인 특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유럽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오밀조밀한 상점들은 카페에서부터 옷 가게 심지어 행인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방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1930년대의 상하이라고 이 곳의 패션까지도 1930년대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 곳의 의류들은 최신유행을 달리는 것은 물론 가격까지 저렴하여 주머니 가벼운 관광객들이나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또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인 미샤(Missha)나 ‘남한의류’라고 써져 있는 한글 간판을 단 옷 가게도 발견할 수 있어 1930년대 상하이에서 만나는 한국 상점들의 모습이 색다른 정취를 더한다.
카페와 선술집의 메뉴는 28~30元의 가격 선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런밍광창 지상에 있는 카페 메뉴의 가격대가 보통 30~50元임을 생각하면, 저렴한 가격대에 상하이의 옛 모습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이 곳에서 티타임을 갖기를 추천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하 상가의 양 벽면에는 쉬자후이와 난징루 같은 상하이 중심지의 과거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닮은 듯 다른 것 같은 상하이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역주민들도 이 곳이 신기해서 인지 삼삼오오 몰려 온 학생들과 연인들은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마치 타임 캡슐을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런민광창의 ‘지하상업구’.
하늘을 찌를듯한 고층 빌딩들과 현대식 건축물로 그려지는 현대 상하이의 풍경에서 잠시 벗어나 1930년대 옛 상하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 이혜민 인턴기자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