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옛거리와 소상품 한곳에
상하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라면 한번쯤을 들러보는 예원(豫園). 상하이시 남시구에 2만여 평방미터의 넓은 상권을 차지하고 있는 예원을 둘러싼 상가들은 고대 기풍의 건물들로 기념품을 비롯해 중국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바로 이곳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자그마한 소상품 도매시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예원을 끼고 자리한 상가들과는 별도로 소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전문 매장들이 예원 곳곳에 숨어있다.
관광보다는 소상품을 사고싶다는 생각으로 예원을 찾는 사람들이 해야할 첫 번째는 바로 우선 예원상청(豫園商城)의 지도를 찾아 소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파악해 보는 것이다.
점점 내려가는 가격에 외국인들 눈 휘둥그레
우리가 처음으로 찾은 곳은 푸요우루(福佑路)를 끼고 여러개 상가들이 집중돼 관광상품을 파는 예원소상품도매시장(豫園小商品批發市場)이었다. 이곳은 다른 곳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언뜻 보면 도매시장이라기 보다는 그저 소상품을 파는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어디를 가나 100위엔‚이라고 불리던 물건이 알았다 25위엔‚으로 통하는 할인 세상이 펼쳐져 있어 처음 부르는 값에 그러려니 사는 사람들은 이곳 문화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 뿐이다.
한국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입체용 뚜껑 도장이 이를 대변한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얼마냐‚고 물으니 눈치를 슬슬 살피더니 180위엔‚이란다. 50위엔이면 사겠다는 말을 남기도 돌아서서 오는 뒤로 들리는 소리가 가관이다. 100위엔에 줄께 가져가‚ 이도 모자라 안산다는 말을 하니 "40위엔 35위엔 30위엔..."
점점 내려가는 가격에 원가가 궁금해진다.
손지갑 古화폐 소품용 모자 악세사리 없는 게 없다
예원소상품거리를 지나 리쉐이루(麗水路) 방향으로 걷다 보면 4층 건물의 푸웬소상품도매시장(福源商品批發中心)이 한눈에 들어온다. 좌판에 펼쳐진 작은 손지갑과 악세서리, 옛 중국 화폐, 소품용 모자들이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4층 건물이 제각각 판매 물품별로 구별되어 있다. 1층은 잡다한 악세서리부터 부엌용소품 장난감 악세서리 액자 등이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중국사람들의 복을 기원이라도 하듯 여기저기 빨간색으로 치장된 복(福)자나 고추다래 등 중국 문화와 비키니 수영복에서 목걸이 반지 발찌까지 만물 백화점이 따로 없다.
2층은 약재들이 자리해 있어 보신에 필요한 녹용 소 사슴뼈 등 탕재들이 한약의 향을 풍기고 있고, 3층에 이르니 인형을 도매로 판매하는 완구 매장에서 사람보다 큰 곰돌이 인형이 문 앞에서 나는 480위엔‚이라고 웃고있다. 시장에서 소매로 판매되는 가격은 1천위엔이 넘는다고 하니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임에는 확실하다.
푸유먼소상품시장이 가장 싸
푸웬시장 문을 나서니 마주 보이는 건물도 역시 푸유먼소상품도매시장(福佑門小商品市場)이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전 매장이 도매형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자칫 보면 어수선해 고개를 돌릴 수 있을지 모르나 싼 가격에 그냥 돌아서기 힘든 곳이다.
액자 컵 시계 리모컨꽂이 명함장 인테리어 장식용 카바 가방 트렁크 벨트 등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이곳에 오면 모두 찾아 볼 수 있다.
예원상청 내에 있는 소상품 매장들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보부상들이 자주 드나들고 있다. 소상품의 천국 이우(義嗚)보다는 가격면에서 뒤지지만 상하이 시장에서 싸고 많은 물건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봄직한 장소이다.
푸유먼 도매시장 후문으로 나오면 분위기가 고즈넉한 곳에 자리잡은 백색의 고급매장을 목격한다. 이곳은 바로 스따이청황(時代城隍)고급매장으로 최근 새롭게 오픈해 입점 준비에 한창이다. 소상품 관광을 위한 쇼핑의 마지막은 스따이청화 고급매장에서 즐기며 천천히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광장을 끼고 솟아오르는 분수대 옆 간이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커피 한잔은 예원에 늘어선 소상품들을 구경하며 들뜬 마음을 진정시켜 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