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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 칼럼] 스마트폰의 매력에 빠지다

[2010-03-29, 00:15:47] 상하이저널
1. 스마트폰 열풍

이번 춘절 연휴에 한국에 들어가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꼭 빠지지 않고 스마트폰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나도 10여년 동안 전화와 메시지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아온 데다가 회사에서 노트북을 지급해 준다고 해도 괜시리 사주면 들고 다닐 일만 생기게 된다고 그냥 데스크 탑 컴퓨터만을 고집하며 사는 기계치였었는데, 이번에 큰 맘 먹고 스마트폰으로 바꾸었다. 나름대로 자랑도 할 겸 해서 이야기하는 도중에 전화기를 꺼내니 같이 밥을 먹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전화기를 꺼내는데 하나같이 모두 스마트폰이 아닌가? 한국에 얼리어답터들이 많다고 하더니 정말 이 정도인 줄까지는 몰랐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국에서 가깝게 지내는 분들을 만나서 식사를 하면 요즘에는 스마트폰 이야기가 꼭 나오게 된다. 이야기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도 하나 둘씩 실제 구매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지 불과 몇 달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40만대 이상을 팔았다고 하고, 삼성 T 옴니아는 그보다도 더 많은 양을 팔았다고 한다. 요즘은 TV 광고를 보면 안드로이든 폰이니 무슨 폰이니 하는 스마트폰이 종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아이폰이 처음 한국에서 영업을 할 때, CEO 폰이라는 개념으로 전파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CEO 들이 많이 물건을 구매하게 되었고, CEO가 물건을 써 보고 나서는 무한한 가능성과 회사에 어떤 식으로 이 기계가 유용할 지를 고민한 다음 모든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기업이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현재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쓰면 우리 사무실 업무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잡히고 나면, 모든 직원들에게 하나씩 사서 나눠줄까 하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스마트폰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2. 왜 이리 열광하는가?

그렇다면, 왜 이리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열광하는가? 내가 분석한 바는 아래와 같다.

컴퓨터가 내 손 안으로
노트북만 하더라도, 들고 다니려고 하면 조금 불편하다. 켜고 끄는 과정에 시간도 많이 소모된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전원을 켜기만 하면 컴퓨터를 쓰는 것과 동일한 업무를 볼 수가 있다.
특히나 나 같이 출장이 잦아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동하면서 메일을 체크하고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효용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공짜로 문제 메시지를 주고받고, 전세계 어디에 있는 사람이건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끼리 SKYPE 등의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공짜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크나 큰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최근에 클라이언트들과 5~6일 간에 걸쳐 강소성 일대를 함께 돌아 볼 일이 있었는데, 중국 지리에 문외한인 분들에게 스마트폰 화면상에 나타난 구글지도로 현재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각 도시간의 위치 관계를 보여드리니, 모두 놀라며 다들 자기네들도 돌아가서 스마트폰을 하나씩 사야겠다고 난리였다.

CONVERGENCY
나는 MP 3 회사 자문은 해 보았지만 직접 MP3를 사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사실 어떤 식으로 MP 3에 음악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것인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저절로 스마트폰 내부에 달린 MP 3까지 같이 사용하면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히나 중국 노래나 10대들이 열광하는 최신 한국 유행가를 좀 배워보고 싶었는데 마땅한 기회도 없을뿐더러 배우려니 조금 쑥스럽기도 하고 해서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차량 이동 시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단순히 전화기로서의 기능만이 아니라, 이동 중에도 이메일을 체크할 수 있고, 인터넷이 가능하며, 음악을 무한정 다운받아 들을 수 있고, 휴대폰을 컴퓨터로 이용할 수 있게끔 모든 기능이 CONVERGENCE 되어 있으며, 그것이 내 손안에 있으니 열광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무궁무진한 소프트웨어
현재 14만여건인 아이폰 APP 스토어에는 지금도 계속해서 전세계인들을 상대로 스마트폰용 프로그램을 팔아보려는 창의력 넘치는 사람들이 들끓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전세계 각국의 통신사들은 더 큰 APP 스토어를 만들어 공유하겠다고 한다.
훌륭한 APP 이라는 평가만 받으면, 전세계 인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바로 하여 짧은 시간 내에 갑부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마치, 21세기를 처음 맞이했을 때의 IT 열풍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터치로 사로잡다
내 아들 원우는 요즘 축구에 푹 빠졌다. TV를 봐도 축구만 보려 하고, 운동도 축구를 특별히 좋아할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해도 축구게임만 한다. 너무 축구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엄마가 PSP 를 사 주면서 축구게임을 넣어 주었나 보다. 한 동안 열심히 하는 듯 싶더니, 이제는 아빠한테 자꾸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 사이에 이미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 게임을 아빠 스마트폰에 다운 받아서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아들 원우에게 물어보았다. PSP가 화면도 훨씬 넓고 더 선명하고 좋을 것 같은데, 왜 아빠 핸드폰에 들어있는 게임을 더 좋아하냐고. 대답이 간단했다. 더 재미있단다.
모바일 게임 사업을 하는 후배에게 물어보니, 그 이유는 터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버튼을 누르면서 하는 게임(PSP)랑 스크린을 터치하면서 하는 게임이랑은 중독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3. NEXT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창

춘절 연휴 마지막 날 서울에서 한 후배 변호사랑 저녁식사를 하였다. 또 스마트폰 이야기가 나왔다. 후배 변호사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 자신도 그 동안 기계치로만 살아왔지만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면서 살아왔는데,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하나 사야 할 것 같다고. 이 스마트폰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다음 세상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마치 현 세상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과 같은 취급을 받을까 두렵다고. 바깥으로 통하는 창이 없는 집에 사는 사람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있다고.

그 동안 구입을 하고 싶어도 가격이 비싸서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을텐데, 앞으로는 공짜로 스마트폰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삼성이나 LG 같은 휴대폰 전문제조업체들도 앞으로는 스마트폰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한다. 바야흐로, 정말 스마트폰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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