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중국 상하이 시가 다음 달 엑스포를 앞두고, 대대적인 금연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흡연자들의 천국'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첫 시도여서 주목되지만, 반발도 만만치않다고 합니다.
천우정 리포터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달 1일부터 시작된 금연 조치로 상하이 시내 식당이나 호텔 등 곳곳에 금연 표지판이 부착돼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당당하게 흡연을 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주위의 눈치를 보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상하이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한인 타운의 경우도 금연 조치 시행 이후 흡연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인터뷰:우충, 한국 식당 '청학골' 매니저]
"3월 1일부터 금연 정책이 시작되었는데 많은 손님들이 이 정책을 환영합니다. 식사를 할 때 쾌적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인터뷰:박태준, 동포]
"그 전에는 중국 음식점이나 한국 음식점에 가면 애들과 같이 있을 때에도 담배를 다 피워서 너무 불편했는데, 지금은 우리가 편하고..."
상하이 시가 발표한 '공공장소 금연조례'는 정부기관과 학교, 병원, 식당, 호텔 등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규정을 어기면 우리 돈으로 8,000원에서 3만3,000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이같은 강도높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금연정책이 실효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무엇보다 세계 흡연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3억 5,000여 명의 중국인이 흡연을 하고 있을 정도로 흡연 습관이 생활 깊숙이 뿌리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순칭궈, 중국 시민]
"현재 호텔, 병원, 학교 등 많은 장소에서 금연 정책을 실시해서 담배를 피울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담배를 끊을까 생각 중입니다."
세계 최대의 담배 소비국이자 생산국이라는 점도 금연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해마다 2조 개비의 담배가 소비되고 있고, 지난해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이 우리 돈으로 70조 원에 달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상하이 시의 실험은 앞으로 중국 정부의 금연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YTN 인터내셔널 천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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