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중국에 과잉투자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정부의 투자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투자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분기 사회고정자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늘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고정자산 투자가 연안의 경제 발전 지역과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어 중국 당국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올 1분기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이 35%를 넘는 성은 16개에 달했다. 산둥(山東)성은 지난해보다 40.1%나 늘어난 2006억위안(약 250억달러)이 투자됐다. 또 중국내 30개 제조업종 중 투자 증가율이 40%가 넘는 업종도 16개에 이른다.
고정자산 투자 증가 속에 자본수지를 포함한 국제수지 흑자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중국의 국제수지는 지난해 224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자본수지에서는 630억달러의 흑자를 봤다. 그러나 중국 경제계에서는 급속히 확대되는 고정자산 투자가 경제의 고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늘어나면 다시 과잉생산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른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대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각종 투자 억제 정책을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투자 규제와 함께 경제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지목하는 과잉투자 우려 업종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동제련 수력발전 석탄 방직 자동차 철 합금 등 11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대출을 줄이는 한편 부실기업 통폐합 조치도 단행할 예정이다. 외화자금으로 기계 장비를 사들이는 것도 규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2년 전 실시된 투자 억제 정책이 다시 전면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이쉬안룽(易憲容) 연구원은 “투자가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를 조절하기 위한 거시경제 조정의 포문을 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