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자금유입으로 교민비즈니스 활발
상하이 교민경기가 기나긴 불황 늪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를 이어오다 올 들어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찬바람이 일었던 홍췐루(虹泉路) 음식점들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고, 그간 막혔던 한국기업들의 중국투자도 서서히 물꼬를 트고 있다.
“요즘 많은 식당들이 입구에 예약명단들이 가득하다. 예전처럼 식당과 술집마다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들려 교민사회가 다시 활기차진 것 같다.” 금수강남에 사는 J씨는 금융위기 이후 주변 가까운 이웃들이 한국으로 들어가고, 홍췐루 음식점들도 썰렁해 남은 사람들의 기분까지 착잡했었는데 요즘 예전 같은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어 좋다고 전한다.
활기를 되찾은 듯한 교민경기는 자영업보다 기업 쪽이 눈에 띄게 활발해 보인다. 법무법인 아주 대륙 최원탁 변호사는 “작년 새로운 한국기업들이 거의 중국진출을 하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최근 금융위기 이후 중단•취소된 프로젝트들이 다시 시작되고 있어 투자상담은 물론 진행중인 투자 건수도 늘었다”고 밝혔다.
기업 컨설팅업체도 같은 반응이다. 상해일신기업컨설팅 서태정 대표는 “근 10개월간 그야
말로 썰렁했다. 올해 들어 신규법인을 설립하겠다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하고, “대부분 내수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업종들로 의류나 화장품, 요식업, 서비스업종이 많으며 대기업 협력사 형태로 진출하는 업체도 간혹 있다”고 덧붙였다.
활발한 비즈니스는 여행업계에서도 감지된다. 하나투어 상하이법인 최정진 총경리는 “일반적으로 비즈니스가 바쁘면 여행수요는 오히려 감소한다. 최근 호텔, 골프장 등 비즈니스성 수요는 늘어난 반면, 순수관광수요는 경기 활성화만큼은 아니다”라며 “바이어•거래처 모임과 행사 등 기업들의 단체활동과, 한국에서 들어오는 인바운드 관광은 확실히 증가세”라고 밝혔다.
다시 중국행을 서두르는 한국인들은 상하이뿐 아니다. 무역인들이 많아 환율에 영향을 받는 이우 교민사회는 최근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분위기다. 고희정 전 이우한국상회 회장은 “한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가 연일 만석이다. 이우 푸톈시장에 다시 한국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교민들의 경기 활성화를 느낄 수 있는 몇몇 대목은 한국경제가 좋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한국경제가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안정적인 회복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때 250위엔까지 육박했던 환율이 몇 개월째 160위엔대에 눌러앉았다. 환율과 모국경제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해외교민경기, 풀리기 시작한 경기흐름에 맞춰 한국발 자금유입이 활성화되면서 상하이 교민경기 재도약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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