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나는 달이다.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특히 5월이 되면 더욱 한국이 그리워지고 학창시절의 꿈까지 떠오르곤 한다.
부모님께 드리는 전화 한 통화에 가슴이 먹먹해 지는가 하면 학교 생활너머 넓은 세상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던 선생님까지 그리워진다.
생각해보면 삶의 지표를 세우고 지금껏 달려오게 한 원동력이 되었던 작은 추억이나 가슴에 담은 숱한 명언들은 모두 학교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외롭고 힘들 때 따스한 위로처럼 떠올려지던 ‘선생님’은 그 말만으로도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상하이 교민들에게도 영원한 모교의 상징으로 남게 될 상해한국학교를 찾아가는 길은 즐거웠다.
1100여명의 학생이 세계 미래의 인재로 자라고 있는 곳, 우리의 희망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꿈과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학생과 교사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김태일 교감선생님을 만나보았다.
김태일 교감 선생님이 상해한국학교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 90년 교사로 임용되어 15년을 교직에서 재직하다 교과부에서 교육연구사로 근무 하던 중, 상해한국학교에 교감으로 초빙되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가지고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한 학생이 가진 그 꿈을 키워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김태일 교감 선생님은 “좋은 학교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일조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상해한국학교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상해한국학교는 초⋅중⋅고 학생이 함께 하는 학교이다 보니, 한국의 학교보다 다양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 동안의 교직 생활을 하며 느꼈던 행정경험을 살려 교사들이 교육활동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서로간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태일 교감 선생님이 교사가 된 것은 고 3때 담임선생님 때문. 담임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이렇게 가르치면 인생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범대학을 진학하게 되었다.
“학생을 사랑으로 대해 주셨던 분이었지만 엄할 때는 진짜 엄했던 분이셨다”는 이희선 담임선생님에게 첫날 지각을 해서 종아리를 맞았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할 정도. 졸업 후에도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담임선생님과 교류는 끊어지지 않았고 상해로 오기 전에도 만나 뵙고 인사를 드렸다.
이때 갑자기 드는 의문하나, 선생님들은 해마다 많은 학생을 가르치시는데, 10년이나 20년 후에도 그 학생을 기억할 수 있을까, 그런데 “당연히 기억하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년을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보내는 시간이 짧아 보이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삶을 함께 나누는 시간들이기 때문에 10년, 20년의 시간이 흘러도 모든 제자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는 말에 새삼 옷깃을 여미게 된다.
상하이의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말씀 한마디를 해달라는 질문에 “어느 곳보다 상하이에서 만나는 한국 학생들에게서 밝고 건강한 정신을 느끼고 있다”는 김태일 교감 선생님은 “자기가 품은 꿈과 가치관을 일으켜 세워, 잘 키웠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한다.
그러고 보면 선생님은 제자의 꿈과 소망을 이루는 것을 보는 것이 낙이다.
▷나영숙 기자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