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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茶葉 맛을 음미해보자-天山茶城

[2006-05-09, 05:04:05] 상하이저널
외국인들이 중국에 여행을 오면 선물용으로 제일 많이 사는 것이 찻잎이다.
이번 주는 상하이에서 제일 큰 찻잎 종합상가인 티엔산차청(天山茶城)에 다녀왔다.
明, 淸시대의 건축풍으로 건설된 티엔산차청은 3층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상가는 2만여㎡의 면적에 3백여개의 매장들이 들어서 있고 상가 주위에도 크고 작은 매장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일반 시민들보다는 관광객들을 주요 소비자로, 도매보다는 소매를 위주로 하고 있는 매장들에서는 중국의 16개 주요 찻잎 산지에서 나오는 수백종의 찻잎을 팔고 있다.

상가 1층은 찻잎매장들이 대부분이고 2층은 다기세트 매장, 3층은 그림 등 공예품을 취급하고 있다. 1층 찻잎 매장들은 저마다 커다란 광고판으로 유명 산지 찻잎 전문매장임을 알린다.
시후(西湖) 롱징차(龍井茶), 안시(安溪)티에관인(鐵觀音), 안지(安吉)바이차(白茶), 황산(黃山)마오펑(毛峰), 중국 타이완(台灣) 가오산차(高山茶), 푸지엔(福建)의 모리화차(茉利花茶), 윈난(云南)푸얼차(普 茶) 등 찻잎 천지다.
매장 입구에 등급에 따라 진열된 찻잎들은 500g에 10위엔부터 몇천위엔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 외에도 산지에 따른 예쁜 포장박스와 선물용 포장 찻잎들은 손님들의 눈길을 끈다.
매장 직원들도 너나없이 손님을 반기며 살 의향이 있어 보이면 바로 차 맛을 보라고 권한다.

普尔茶 오래 된 것 일수록 좋다
웰빙시대 여성들한테 인기가 제일 많은 차는 푸얼차, 특히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푸얼차 진짜 그렇게 좋을까?라는 생각에 푸얼차 전문매장에서 걸음을 멈춘다.
매장 진열대위에 놓여 있는 투명한 유리병에는 궁팅푸얼차(宮廷普尔茶), 천니엔푸얼차(陳年普尔茶)와 일반 푸얼차 등으로 나뉘어 있다.
"어서 오세요∼푸얼차 사시려구요?""어떤 푸얼차가 제일 좋은 거죠?" "푸얼차는 시간이 오래 지난 것일수록 더 좋은데 궁팅푸얼차를 손에 꼽죠"
모든 차는 햇차(당해년도에 생산된 찻잎)가 제일 좋다고만 생각했던 나는 직원의 말에 깜짝 놀란다.
"푸얼차는 오래 된 것이 더 좋아요? 일반 녹차나 홍차는 햇차가 제일 좋다던데"
"예, 푸얼차는 녹차와는 달리 시간이 오래 된 것이 더 좋죠. 오래 된 것일수록 향이 짙고 맛이 구수하죠. 가격도 시간에 따라 정해져요"
매장의 20년 된 궁팅푸얼차는 500g에 3천위엔, 5년 된 천니엔푸얼차는 500g 3백60위엔, 제일 싼 것이 500g에 30위엔이다.

차를 자주 마시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동맥경화증, 뇌졸증 등을 방지하죠, 이중 푸얼차는 특히 지방분해효과가 뛰어나서 다이어트용 차로 최고라고 직원이 말해준다.
"푸얼차는 한국사람들이 자주 찾죠. 일본사람들은 모리화차나 우롱차를 많이 찾아요, 푸얼차 싸게 드릴 테니 한번 맛보시고 사요∼" 하면서 너스레를 떤다. 나는 가게 주인의 너스레에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2층으로 향한다.

예쁜 다기세트로 차 한잔 마실까요?
1층 찻잎 세상이라면 2층은 다기세상이다.
도자기로 만든 다기세트, 자사(紫沙)다도구, 유리 다기, 다관, 다잔 등은 귀엽고 앙증맞아 자꾸만 손이 간다.
다기 가격은 10위엔부터 몇백위엔까지 다양하다.
후티엔띠(壺天地)라는 다기매장 주인의 영업수단은 특이하다.
다기들 바로 밑에 가격이 아닌 사진을 붙여놓았다. 사진은 가게 주인이 직접 다기를 만든 공예사(工藝師)와 함께 찍은 모습이다.
사진을 들어다 보면서 "이 사람이 이런 다기를 만들었구나"도 알고 가게 주인의 다기를 만들게 된 사연도 들으면서 구입할 수 있어 "님 좋고 나 좋고"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3층은 공예품과 그림, 골동품 등을 파는 매장들이다. 3층에서 여기저기 돌다보니 펑즈카이이린이라는 매장이 보인다. 매장 이름이 어딘가 눈에 익어 들어간다.
수십점의 만화와 그림 중에 노신의 "아Q정전"에 나왔던 삽화도 있다.
그제야 생각이 난다. "아Q정전"의 삽화 작가 펑즈카이...
매장은 펑즈카이의 이름을 땄지만 펑즈카이의 진품이 아닌 복제품이 많아 아쉽기도 했다. 대신 펑즈카이의 딸이 그린 만화와 다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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