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취업의 조건 ‘중국어’는 기본
중국 사회•문화이해 필수시대 도래
고등학생 자녀를 둔 교민 상하이 학부모들은 요즘 고민이 늘었다. 2011학년도 연세대 특례입학 지원 자기소개서 항목을 본 후 더욱 깊어졌다. ‘해외 현지 사회에 대한 이해와 수용: 현지의 일상생활 중 정치,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지원자가 실제로 경험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언급하고 그러한 경험으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십시오.’
학부모 P씨는 올 4월, 상해한국학교에서 있었던 연세대 입학설명회에서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중국어 어학능력 성적이 없다는 것을 대학에서는 이해 할 수 없다”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 자녀에게 중국어 과외를 새로 시작했다. 그런데 2011학년도 자기소개서 항목을 보니 대학에서 요구하는 것이 중국어 능력만이 아니었다. 중국 현지사회와 얼마나 교류를 했는지를 묻는 것이어서 마음의 부담감이 더 커졌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인들과 직접 교류활동을 할 수 있는 동아리나 단체를 찾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인 친구를 만나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나 계기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S씨는 교민사회의 여러 기관이나 단체에서 중국인들과의 실질적인 교류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중국 사회 이해를 과제로 부여 받은 사람은 대학 입학을 앞 둔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운의 뜻을 품고 중국 유학을 온 유학생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무역업을 하는 K씨는 “유학생들이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가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어 하나만을 가지고서는 경쟁력이 없다. 중국에서 유학한 학생이라면 중국 사회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성실한 유학생활의 증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견해를 보인다.
치열한 취업 관문을 넘은 유학생 출신 B씨도 취업을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중국어도 중국어지만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중국 경제신문을 매일 읽고 중국경제 동향 등에 대한 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 이마저도 막상 취직해보니 턱없이 부족함이 느껴졌다고 고백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기업인들은 유학생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중국어 실력을 쌓아라, HSK급수를 높여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할애해 교류할 것, 어학뿐 아니라 중국사회 문화적 특징도 알고 중국 지도자들의 정책 변화까지 세심하게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는 기업에서 원하는 유학생들에 대한 인재상이 변하고 있는 것을 놓치지 말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세계로 부상하는 중국에 살고 있는 이점을 살려 중국어, 중국문화, 역사, 경제, 중국인과의 교류 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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