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 말하는 ‘합격 비법’은 틀린 정보”올해부터 외국어고 입시에 새롭게 도입된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놓고 학원가에서는 각종 ‘합격 비법’이 난무하고 있다. “영어 내신 1.5등급은 되어야 한다” “학교 밖의 상(賞)은 도움이 안 되지만 교내상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자기소개서엔 각종 경시대회 참가기를 넣어라”…. 이런 학원들의 조언을 듣다 보면, 결국 “학원에 다녀야 외고에 붙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고 입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담당하는 외고 입학사정관과 전형위원 10명에게 물어본 결과, 이 같은 ‘합격 비법’ 대부분이 틀린 정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올해 입시제도가 대폭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입학사정관 특별연수’에서 이미 학원들의 ‘꼼수’를 방지하는 법에 대해 연구하고 연습했다는 것이다.
①교내•외 수상실적 없으면 입학사정관제 전형 떨어진다?▶김종인 한영외고 전형위원(교감)은 수상실적이 전형에 반영되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외고에 제출하는 중학교 학생부 서류에 수상실적이 포함돼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교과부가 아예 중학교 학생부 전산프로그램의 출력 방식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올해 중3 학생들이 외고에 제출하는 학생부 서류는 출력할 때부터 영어 과목 이외의 교과목 성적이나 수상실적 기재란이 모두 삭제돼 인쇄된다.
②자기소개서에 경시대회 참가기를 쓰면 유리하다?▶교과부는 지난달 외고 입학사정관 연수 때 학생들의 실제 원서를 갖고 모의채점을 했다. 당시 상당수 학생들이 자기소개서에 경시대회 참가 경험을 기술했다. 본인의 실력을 뽐내고 싶은 마음과 일부 학원에서 간접적으로 경시대회 실적을 나타내라고 조언을 한 탓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오히려 감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이라고 입학사정관들은 지적했다. 윤미진 대전외고 입학사정관은 “새 입시안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잘할 학생을 뽑는 전형”이라며 “평가항목 중 ‘실력평가’가 없기 때문에 경시대회 참가•입상은 가산점이 없고 심지어 일부 외고에선 감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에서 성실성•창의성 등을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드러내는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③자기소개서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유리하다?▶세련된 문장과 표현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사교육 기관에 맡겨 대필 또는 첨삭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오히려 감점될 소지가 크다. 오명수 대구외고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사용하는 언어와 어른이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다”며 “자기소개서에 학생들이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언어가 많이 들어가면 검토를 거쳐 감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원가에서 주로 권하는 자기소개서 문구들은 면접에서 바로 검증에 들어간다. 학생이 직접 경험한 일이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역시 감점이 된다. 오 입학사정관은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어떤 계기로 무엇이 되기 위해 지원했는지 솔직히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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