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생활, 중국에서의 3개월중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온 지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인턴이라는 목적으로 함께 비행기를 탔던 30명의 친구들 중 대부분은 회사 추석 연휴와 학업을 이유로 일찍 돌아가고, 썰렁한 숙소에는 열 명 남짓 남아 있다. 이들 중 다수도 4일 후면 떠날 예정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하기만 하다. 2주정도 남은 내 인턴생활이 벌써부터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아쉬워진다.
7월 초, 처음 겪는 인턴생활인지라 기대도 많이 했었고, 출근을 위한 복장을 준비하면서 많이 설렜다. 이제 4학년, 남들보단 제법 큰 물에서 놀았다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중국으로의 출국에 긴장도 많이 했었다. 회사에 적응하지 못한 친구들은 낯선 생활의 서러움이 겹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어쩌다 단체 회식이라도 하면, 얼큰하게 취한 김에 속 풀이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적응해냈다. 사고도 치고, 혼도 나고, 별것 아닌 일에 혼자 속도 끓어보면서, 회사라는 조직생활에 익숙해졌다. 3개월 동안 아주 많은 것을 배웠거나, 자신을 변화시킬만한 무언가를 얻어냈다면 그것은 자기 재량이겠지만, 적응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사장님을 비롯해 많은 회사 식구들은 내게 ‘찾으라’는 말을 해주셨다. 일의 특성상 밖으로 나갈 일이 많을 테니 ‘중국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회사가 인턴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거리’고 ‘나머지는 너의 몫’이라고 하셨다. 어찌 보면 무심한 말일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이 말은 자기소개서에 쓴 ‘열정’이라는 말과 상통했다. 증명해 내려면 뭐든지 하려고 들어야 했다.
처음 상하이를 잘 알지 못하는 인턴기자에게 회사업무는 어려운 벽이었다. 주소를 몇 번씩 확인하고 찾아가는데도 헤매는 것은 각오해야 했다. 덕분에 다른 인턴들이 가보지 못한 곳을 부지런히 돌아다녔고, 설명회, 강연회를 들으며 중국에 대한 정보도 되새길 수 있었다. 소정의 목적이었던 상하이 엑스포도 공식적인 업무를 핑계로 구경할 수 있었다.
내가 본 일련의 모습들만이 중국은 아닐 것이다. 다녀본 곳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고, 사회•경제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한국에서처럼 신문으로 접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여기서 무엇을 얻었는가? 다른 부수적인 것들도 많지만 긍정적인 자세가 때로는 객관적인 시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만이나 불평으로 눈을 흐리면, 좋은 것도 좋지 않게 보이는 법이다. 정작 인턴으로서의 준비가 철저하지 못하면서, 그것을 주위의 탓으로 돌린다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3개월 간 생활하면서 그런 준비들이 너무나 아쉬웠다. 일단 자신을 파악하고 나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을 낮춘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지만, 나는 사회 초년생인 것을 어쩌겠는가?
▷이은수(silver_scotis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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