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단체 관계자들 "참정권 행사 앞두고 `정치바람' 점점 거세질 것"내년 4월 총선부터 시작되는 재외국민 참정권 행사를 앞두고 미주 한인사회에 `정치바람'이 점점 강해지면서 곳곳의 한인회가 갈라지고 대립하는 양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미주 동포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댈러스, 샌안토니오 등 여러 지역 한인회가 둘로 쪼개져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한인회는 지난해 6월 회장 선거에서 두 후보가 다투다 모두 한인회장이 돼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제각기 취임식을 하면서 나뉘어 두 개 한인회가 아직도 대립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도 지난해 12월4일 치러진 회장 선거에서 두 명의 후보자가 경합하다 당시 회장이던 후보가 선거 마감 30분 전 사퇴, 선거가 파행을 겪은 뒤 후유증을 앓고 있다.
다른 후보가 투표 참가자 2천163명 가운데 1천875명의 지지를 얻어 결국 승리했지만 `반쪽선거' 논란에 휩싸이면서 아직도 새 회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지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의 댈러스와 샌안토니오 한인회도 지난해 초 둘로 쪼개져 양립하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샌안토니오에서는 두 한인회장 후보가 각각 100명분의 회비를 대납하는 촌극까지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주한인회 중남부연합회는 지난해 9월 임시총회를 열고 `1개 도시 1개 한인회' 원칙을 정하고, 이들 두 도시 두 개 한인회에 대한 중재와 통합을 시도했지만 아직도 `한 지붕 두 가족'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박영남 전 댈러스 한인상공회장은 최근 동포 관련 신문인 OK타임스(세계한인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지금의 동포사회에서 한인회는 `없으면 섭섭하고 있으면 더 귀찮아지는 계륵(鷄肋) 같은 존재'"라며 "한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지금의 댈러스 한인회를 한인단체연합회로 바꿔 동포사회를 새로운 틀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뉴저지에서도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분란을 겪고 있으며 이 문제는 현지 신문지상에도 자주 보도되고 있다고 OK타임스는 전했다.
미주신문인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재미 칼럼니스트 이규철 씨는 이와 관련, "한국의 정치권 인사들이 찾아와 재미동포 2명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줄 것처럼 이야기한 뒤로는 한인회가 더 많이 휘둘리는 양상이다"면서 "내년 재외국민 참정권 행사가 다가오면서 한인 사회에 부는 `정치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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