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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루 쥔 집주인 월세 올린다

[2011-01-24, 00:02:38] 상하이저널
교민 거주지역 임대료 10~20%↑
임대물은 적고 수요는 많고… 세입자 부담 가중

지난 1년동안 상하이의 주택 임대료가 크게 올라 교민생활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상하이의 주택임대료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특히 한국교민들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구베이(古北), 홍췐루(虹泉路), 푸둥 롄양(联洋) 등 지역의 임대료는 평균 10~20% 올랐다. 샐리부동산, 코리아부동산 등 교민 부동산중개소에 따르면, 현재 거래되고 있는 임대매물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10~20%, 크게는 30%까지 오른 곳도 있다.

구베이 1기의 방 3개, 온돌 주택을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임대료가 1만2000~1만3000위엔 선이었으나 최근에는 1만5000~1만6000위엔으로 올랐다. 특히 12월부터 구정을 전후로 전통적인 시장성수기를 맞아 주택 임대 수요자가 늘고 있는데 반해 매물은 적어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홍췐루 코리아타운이나 푸둥 롄양도 마찬가지다. 코리아부동산 관계자는 “홍췐루 코리아타운의 금수강남이나 풍도국제 등의 임대료는 최소 1000~2000위엔씩 올랐다”면서 “게다가 수요에 비해 임대매물이 적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 교민들이 주택을 중국인이나 대만인들에게 판매하고, 주택을 구입한 중국인들이 실제 입주해 살게 되면서 그만큼 임대물이 줄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교민들의 임대수요는 홍췐루에서 차오바오루(漕宝路)쪽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푸둥의 한인타운인 롄양지역도 비슷한 실정이다. 온돌이 설치된 150㎡정도의 런헝허빈청(仁恒河滨城) 임대료는 지난해에 비해 2000위엔 이상 올라 1만6000위엔선에서 임대되고 있다. 이곳 역시 중국인 실거주자들이 입주해 살면서 임대물이 줄어든 반면 임대수요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코리아부동산은 푸시에서 푸둥으로 이사하는 교민들과 금융위기 당시 상하이에서 철수했던 일부 기업들이 다시 주재원을 파견하면서 임대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입주한 경우 웬만하면 주택 소유주의 임대료 인상요구를 수용해 재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샐리부동산 관계자는 “예전에는 집주인이 세입자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는 상황이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집주인의 요구를 세입자가 받아들이는 상황”이라면서 “집주인 위주의 임대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시장의 이 같은 상황과 임대료의 완만한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정부의 주택구매제한, 대출규제 등으로 통제정책으로 인해 주택 구매가 갈수록 어려워져 그에 따른 주택수요가 임대시장으로 몰리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택 보유세, 금리인상 등 주택매입 원가 상승 부담도 임대료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몇년전, 교민들은 높은 임대료를 내느니 아예 직접 주택을 구매해 거주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이제는 이것도 쉽지 않다.

샐리부동산은 “교민 가운데서 1억~2억원(약 58만~110만위엔)가량의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교민 거주지의 경우 한 채당 집값이 수백만위엔을 호가하기 때문에 구매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자금력을 갖춘 경우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외국인은 실거주용 주택 1채만 구매 가능하다’는 중국정부의 정책때문에 구매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임대물은 적고 임대 수요자는 많은 상황에서 주택 구매도 쉽지 않은 교민들은 칼자루 쥔 집주인들의 월세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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