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석은 누구? 절반이 ‘모른다’ 답변
중국의 현재 주석이 누구냐는 질문에 ‘마오쩌둥’이라는 어이없는 대답이 나왔다. 90년대 유머집에나 실려 있을 법한 대답을 한 사람은 놀랍게도 현재 상하이에 거주하는 10대 한인 중고등 학생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마오쩌둥’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소수가 아니라 조사 학생 중 9.3%에 해당하는 42명이 학생이 ‘마오쩌둥’이라고 답변을 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본지 고등부 학생기자가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하이거주 한인 청소년의 한국과 중국에 대한 상식 정도’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51.1%에 해당하는 230명이 현재 중국 주석과 총리 이름을 안다고 답했고 220명의 학생은 모르거나 틀리게 답했다.
이 중 후진타오 현 주석의 이름을 모르는 학생은 42명, 원자바오 총리를 모르는 학생은 70명이었으며 주석과 총리 모두 틀리거나 모른다고 답한 학생은 무려 24%에 달하는 108명이나 되었다. 한국에 대한 일반 상식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고서에는 중국의 수립연도와 건국기념일을 아는 학생은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중국 수립연도만 알고 있는 학생은 7.6%, 건국기념일만 알고 있는 학생은 33.6%, 중국 수립연도와 건국기념일 둘 다 모르는 학생도 34.2%를 차지했다.
“매년 일주일간의 휴일이 시작되는 10월 1일 국경일이 중국의 건국기념일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한 학생은 “중국학교에 다니지 않는 이상, 중국 역사와 문화를 아는 친구들이 드물다”며 심지어 “상하이에 사는 한국 학생 대부분 몇 년간 중국에 살아도 중국 TV를 본 적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 위의 중국 관련 질문들에 정확히 답을 한 학생은 중국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한국학교나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정답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녀가 청소년기를 상하이에서 보내게 되어 미래를 위한 좋은 기회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부모들에 비해 학생들은 중국에서 살고는 있지만, 영어, 중국어 공부에 얽매여 정작 중국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한 학생은 “미국 역사는 어느 학교를 다니더라도 대략적으로라도 공부를 하게 된다. 토플이나 SAT 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으로나마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미국 대통령들이 누가 있는지, 어떤 일들을 했는지도 알아서 읽게 된다. 중국어도 잘 해야 하고 중국사회도 잘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우리에게는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모들이 먼저 한국 TV를 끄고 중국 TV를 보고, 중국신문을 보는 등 생활 속에서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른들이 세계로 부상하는 중국에 살고 있다는 이점을 아무리 강조해도 학생들에게 생활 속에서 내적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사는 곳만 중국이지, 중국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중국어 하나만을 가지고서는 경쟁력이 없다. 중국에서 유학한 학생이라면 중국 사회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성실한 유학생활의 증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조언이 아니더라도 G2 시대, 중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중국어, 중국문화•역사•경제, 중국인과의 교류 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때이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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