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홍커우 공원이 루쉰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평화롭게 태극권을 하고 있는 이 공원이 한때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던지며 항일 의거 운동을 하였던 곳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것이다.
작은 안내표지 하나만을 따라서 길고 긴 산책로를 걷다 보면 눈 앞에 나타나는 호수와 함께 작은 윤봉길 의사 기념관 입구가 나타난다. 시큰둥한 표정의 중국 입구 관리인에게 입장료 15위엔을 내고 들어가면 기념관인 작은 정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과거에는 매정이라고 불리었지만 윤봉길의사의 호인 ‘매헌’을 이 역사적인 기념관에 붙이기 위해 정부에서 노력한 결과 ‘매헌’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총 2층으로 구성된 정자에 들어가면. 입구에 윤봉길 의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그 분의 흉상이 있다. 또한 전시관 한 쪽에 자리하고 있는 영상물을 중국 안내원이 한국말로 설명해준다.
발음이 또렷하지는 않지만 중국사람의 입에서 윤봉길 의사의 용감한 행적을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또한, 의거 당시 사용한 도시락과 물병 폭탄이 모형으로 전시되어 그 때의 생생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생각보다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아쉬웠고, 기념관 관리인이 서투른 한국어로 설명하는 것이 여러모로 씁쓸하였다.
일제의 탄압에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를 지켜낼 수 없어 역사를 중국에 묻어놓을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현실은 몇 백 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지금의 우리나라를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는 분을 작은 정자 하나로 밖에 기릴 수 없고, 그마저도 타 국민이 관리하고, 윤봉길 의사의 행적마저 중국인이 설명하는 것을 보자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 사람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어 남아있는 곳인데, 우리 국민이 잊는다면 그곳은 남은 것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릴 것이다. 다가오는 삼일절을 맞아 먼 타지에서도 우리나라를 위해 힘쓰신 애국지사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그들이 남긴 행적을 밟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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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上海 四川路 2288号 루쉰공원내 매헌
▶매헌 입장료: 15위엔
▷조형운, 최소선, 황윤하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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