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环球时报)가 단런핑(单仁平)자사 논설위원의 논평을 통해 ‘중국 스파이’설에 강도높은 비판을 펼쳤다.
단 논설위원이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언론들은 요즘 상하이영사관 영사들과 ‘중국 여성’의 추문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이 여성은 재중국 한국인 사업가의 아내로 “출신 배경이 좋아” 신통력이 뛰어나며 이 여성과 불륜관계를 가진 영사가 한두명이 아니어서 서로 시기질투하는 바람에 이 여자때문에 상하이영사관이 쑥대밭이 되었다고 한다.
만일 한국 영사들간의 내부모순이라면 그대로 넘어갈 일이지만 언론보도의 첫번째 주인공이 하필이면 ‘중국 스파이’이다. 한국 언론들은 외교가 ‘붕괴’될 지경이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중국 정보기관’까지 덩달아 속 시원히 모욕했으며 사건이 아직 조사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이미지는 한국에서 또 한차례 먹칠 당했다.
‘중국 스파이’ 이야기를 통해 직접적으로 중국을 폄하하거나 빗대어 욕하는 일은 한국과 일본 및 서방 국가에서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004년 상하이주재 일본영사관의 외교관이 목을 매 자살하자 언론들은 이야기를 미끼 격인 ‘중국 여성 스파이’에 방향을 돌렸다. 주상하이 한국영사관 추문은 일본사건의 ‘판박이’로 불린다. 유럽에서는 다양한 ‘중국스파이’이야기가 끊임없이 나타난다. 중국은 마치 세계에서 정보수집에 가장 열을 올리고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나라처럼 돼있다.
이런 스파이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사건이 금방 터졌을 때’, 아직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을 때, 더군다나 결론이 아직 나지도 않았을 때 이미 발표된다. 각국은 중국 스파이안건에 대해 갈수록 “투명”해진다. 그들 마음속의 의혹조차 안건의 단서로 여기며 과대 포장해 언론에 발표한다.
이에 반해 중국의 관련 기관은 안정된 자세를 보인다. 사건 발생 초기 침묵뿐 아니라 이미 결론이 난 외국 스파이사건에 대해서도 잠자코 있어 대중들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거나 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사건 당사자가 있는 중국 기관의 이미지 실추 등을 고려해 조용하게 처리하려는 것 등 원인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침묵은 어느 한쪽에서만 조성한 것이 아니지만 뒷수습은 언제나 중국의 몫이다.
어떤이는 한국언론, 일본언론, 서방언론들이 제멋대로 떠들고 말이 안된다며 중국은 이들을 따라배워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군자는 세계에서 알아주지 않는데 어찌하겠는가. 지금은 말할 권리를 다투는 세계다. 우리가 누구를 위협하려 했는가? 하지만 보라. “중국위협론”이 얼마나 멀리까지 퍼져 갔는가를.
우리는 한국언론, 일본언론, 인도언론 및 더욱 영향력 있는 서방언론에 ‘중국 스파이’문제에서 진지해지라고 요구할 수 없다. 요구하더라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 우리는 다만 외국 스파이가 중국에서 잡힌 사건을 대량 보도해 그들의 스파이사건과 그들이 부풀린 ‘중국 스파이사건’에 맞불을 지펴야 한다. 이로써 세계 각종 스파이 이야기에서 중국인이 주인공이 되는 비율을 변화시켜야 하며 대중들이 어렴풋이라도 이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게 해야 한다.
한일 이런 나라들이 중국 스파이 사건을 만들어내면 우리는 한일 간첩사건을 공포해야 한다. 그들은 중국을 가장 중요한 정보 수집국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우리나라 정보기관의 명예를 지키듯이 계속 그들의 체면을 봐줄 필요가 없다.
또한 스파이사건이 중국과 한 나라의 (외교)관계에 손상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가질 필요도 없다. 이런 생각은 자신감이 없는 표현이다. 끊임없이 ‘중국 스파이사건’을 들춰내는 그런 나라들은 초지일관 중국과의 관계 손상에 대해 우려해본 적이 없다. 우리가 움츠리면 움츠릴수록 그들이 더욱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할 것이다. 과거, 서방언론들이 끊임없이 중국을 비난해도 우리는 침묵해왔다. 지금 우리는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이로써 더욱 탄력 있고 더욱 강대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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