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난징시루(南京西路)역 4번 출구에서 나와 걷다 보면 마치 타임 머신을 탄 듯 하다. 막 나오면 서브왜이, 나이키, 유니클로를 포함한 다국적 상점들이 현대적으로 밀집되어 있는데 커브를 돌기만 하면 바로 중국 특유의 빈티지함이 물씬 풍기는 웨이하이루(威海路)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벽돌로 만든 주택들과 길가에 나 있는 목조 창문들, 길가에서 담소를 나누시는 할머니들과 강아지와 놀고 있는 아이들, 게다가 몇 십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굵은 플라타너스 가로수들. 이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다 보면 바로 마오쩌둥이 살았었던 마오쩌둥 상하이구거(上海旧居) 가 있는 마오밍베이루(茂名北路)가 나온다.
마오쩌둥은 상하이에서 총 3군데에서 생활했었다. 하지만 2곳은 일본에 의해 폭격 당해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마오밍베이루의 마오쩌둥 상하이구거는 마오쩌둥이 상하이에 9번째로 방문했을 때 머물렀던 곳이다.
이곳에서 마오쩌둥은 3곳 중 가장 오래 머물렀고 부인,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지금은 ‘모택동 상하이구거 진열관’으로써 1999년부터 민간에 개방되었다. 개방 초에는 입장료가 있었으나 십 년 뒤인 2009년부터는 무료입장으로 전환되었으며 2010년에는 상하이 시 정부 지정 ‘상하이시 애국주의 교육거점지’가 되었다.
총 건축면적은 500평방미터로 2층짜리 목조건물인 모택동 상하이구거에는 모택동의 밀랍인형과 조각상은 물론, 모택동이 생전 사용했던 물건, 사적 자료, 모택동의 맏아들 모안영(毛岸英)에 대한 사적까지 굉장히 많은 자료들이 빽빽이 전시되어 있다. 각 전시물 옆이나 아래에 중국어와 영어로 설명이 되어있으며 버튼을 누르면 빛이 나는 멀티미디어식 전시품도 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는 상하이교통대학교 학생들이 가이드로써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던 덕분에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었고 어떤 질문에도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이 돌아왔다. 대문에 막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모택동 일가의 동상뿐만 아니라 담장에 붙어있는 모택동 친필 조각들은 모택동 옛집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겼다.
게다가 지하철 역 4번 출구가 바로 쇼핑몰과 연결되어있고 주위에 한국인들도 자주 먹는 서브왜이나 컵푸딩, 85도씨 등의 음식점도 많은데다 햇살을 받으며 웨이하이루를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여유롭고 상하이의 매력을 담뿍 느낄 수 있기에 쉬엄쉬엄 나들이 삼아 가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마오쩌둥고거
▶주소: 威海路583弄5,7,9호
▶입장료 : 무료
▶개방시간: 화~일 9:00-11:00, 13:00-16:00
▷고등부 학생기자 심효정(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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