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종 이제 경쟁 아닌 조력자
한국업체간 힘 모아 中시장 공략
최근 상하이 교민 기업인들이 뭉치고 있다. 친목이 아닌 비즈니스를 위해서다. 중국시장을 상대로 동종 업종끼리 경쟁을 해오던 과거와는 달리 이젠 한국업체끼리 힘을 모아 중국시장을 뚫어보자는 전략이다. 최근 한국상회 내에 온라인 쇼핑몰분과, 유통소분과, 의류완제품 생산•유통자 모임 등 같은 업종끼리 비즈니스 활로를 찾는 모임이 늘고 있다.
지난 25일 의류완제품 생산•유통업체 종사자 30여명이 첫 모임을 가졌다. 전신은 섬유의류분과다. 한국상회 회원사 중 같은 업종끼리 묶어놓았던 분과명단을 실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화했다. 기존 회원사에서 의류분야만 거르고 이 중 완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업체들만 다시 모았다.
손찬규(우창복식) 분과장은 “서로 비슷한 업종끼리 각자 느꼈던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테이블에 놓으면 모임이 발전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서로 바이어를 소개하는 등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중동포 업체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중국시장에서의 이들의 오랜 경험과 유통망 등 정보를 얻고, 재중동포 업체들은 한국업체의 기획력과 한국으로의 수출판로 개척에 도움을 얻는다는 취지다. 다음 모임에서는 각 회원사의 제품전시를 통해 생산자와 판매자(유통, 수출, 도소매)간의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모색할 예정이다.
유통소분과(분과장 장장원)도 기존 상사•유통분과 내에서 소자본 창업을 통해 제조한 한국기업의 상품을 유통하려는 회원사로 세분화했다. 30여명의 회원들은 주로 경쟁력 있는 한국산 제품으로 중국 내수시장 유통을 준비하는 교민업체들이다. 이들은 혼자서는 입점이 어려운 중국 할인마트, 고급유통업체를 뭉쳐서 뚫어보자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 첫 모임을 가진 온라인 쇼핑몰분과(분과장 김근수)도 50여명이 참석해 한국업체간 공조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들은 온라인 카페를 통해 쇼핑몰 창업의 행정절차와 법적 사항, 타오바오(陶宝) 등 쇼핑몰 운영방법, 아이템 공유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 추세에 맞게 그린환경에너지 분과도 새로 생겼다. 또 기존 분과 중에도 자동차 부품, 물류, 인테리어, 건설 등 활발한 모임을 통해 정보공유, 친목도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업종은 달라도 함께 시스템화하여 공략하는 업체들도 있다. 한 업체가 회사를 설립하면 A, B, C 등 필요한 필수사항들이 있다. 이때 서로 업종은 다르지만 먼저 공략한 A업체가 신설회사에 필요한 다른 사항까지 B, C업체와 함께 연결해서 세트메뉴처럼 들어간다는 것. 보통 대기업의 계열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형태를 3~4개 업체가 뭉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박현순 회장은 “회원사들이 한국상회를 기반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기꺼이 돕겠다”라며 “△한국상회 명의의 공문발송 △한국상회 사무실 바이어 상담실 제공 △중국 협회와 교류 지원 △SOS 솔루션 등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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