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남쪽 비경을 꼽는다면 계림(桂林)과 장가계(张家界)다. 계림이 수만 개의 봉긋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여성같이 미려한 경치를 선사한다면 장가계는 뾰족한 바위산들이 웅장하게 버티고 서 있어 남성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단오절 연휴를 맞아 각 여행사마다 계림과 장가계 여행상품들을 내놓았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중국 관광지인 두 지역을 살펴보자.
하늘찌르는 석봉, 한폭의 산수화… 무릉도원 张家界
스케일이 웅장하다. 수백 미터 높이의 송곳 같은 석봉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소나무들이 바위 절벽을 뚫고 자란 모습이 신비롭다. 그 사이로 구름이 지나 선계(仙界)를 그린 한폭의 산수화다. 3만 2000봉이라니 둘러보아도 끝이 없다. 후난성 서북부에 위치한 장가계. 무릉원이라 부를 정도로 수려한 산세와 청량한 계곡, 그리고 기이한 동굴이 빚어내 무릉도원을 이뤘다. 중국에서는 그 신비로운 산세로 인해 '사람이 태어나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라는 말이 내려올 정도다.
326m 엘리베이터로 정상에 우뚝
장가계의 비경은 워낙 넓고 방대해 장가계 국가삼림공원, 천자산자연보호구, 삭계욕자연보호구 등 3개 지역으로 나뉜다.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에서는 수직으로 치솟은 326m높이의 백룡엘리베이터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면 중심풍경구인 원가계의 절경이 숨을 멎게 한다. 협곡에서 솟은 바위봉우리가 인간의 넋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迷魂台)에서 내려다보는 원가계의 절경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400∼500m높이의 뾰족바위 수백 개가 버티고 있는 형상이 마치 하늘에서 홍콩이나 뉴욕의 고층빌딩을 보는 것 같다. 봉우리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이 두루마리 그림처럼 이어진다. 후화원으로도 불리는 원가계의 천하제일교는 높이 300m의 커다란 바위 두 개에 약 길이 50m의 다리를 연결한 세계 최고높이의 다리라 할 수 있다.
케이블카 타고 협곡과 숲 가로질러
천자산자연보호구의 천자산(天子山)은 또 다른 비경을 선사한다. 해발 2084m의 천자산은 현재 2km 길이의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협곡과 숲, 그리고 수천 개의 석봉들은 상상조차 힘든 비경이라 할 수 있다. 천자산 정상에서 버스로 5분쯤 이동하면 하룡공원. 이곳에서 만나는 어필봉은 바위 봉우리에서 자란 소나무와 어우러져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놓은 형상이다. 전쟁에서 진황제가 천자를 향해 쓰던 붓을 던졌다고 해서 어필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아슬아슬한 절벽, 99개 굽이를 돌고 돌아
장가계의 또 다른 웅장한 비경인 천문산(天门山)도 보는 이의 숨을 턱 막히게 한다. 해발 1518m의 정상에는 커다란 구멍(천문동)이 뻥 뚫려 구멍 사이로 건너편 푸른 하늘이 보인다. 구멍은 높이 131.5m, 폭 57m에 이른다. 천문산에 오르기 위해 타는 케이블카는 길이가 7454m에 이르러 약 40여 분 타야 하며 57개의 지지대는 절벽 위로 세워져 아슬아슬하다. 케이블카의 일부 구간은 경사가 37도에 이르러 주변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자연비경과 함께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케이블카가 들어서기 전에 세워진 정상에 오르는 길은 180도 급커브가 적지 않고 99개 굽이를 돌아 산정상으로 뱀처럼 오른다. 한마디로 장가계는 결코 꿈속의 무릉도원이 아님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Tip 장가계의 유래
장가계는 3억8000만 년 전 해저가 융기하면서 생겨났다. 처음엔 사암으로 된 평평한 땅이었으나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규암으로 굳어져 오늘날의 모습으로 변했다. 옛날에는 산적들이 많이 살아서 알려지지 않았는데 1996년부터 장쩌민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씨의 마을'이라는 뜻의 장가계는 BC 200년경에 장씨들이 거주한 연유로 이름이 붙여졌다. 오랫동안 외부와 교류가 거의 없었고 지금으로부터 불과 20여 년 전 이 지역 출신 화가가 장가계의 산수를 담은 그림을 발표하면서 장가계는 중국 정부에 의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지난 1982년에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1992년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됐다.
기묘한 산, 사방으로 뻗은 강줄기… 桂林산수 갑천하
예부터 계수나무가 많은 지역으로 ‘계수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계림. 계림 사람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장가계와 비교를 하려고 말을 꺼내면 화를 내기도 한다. 계림은 도시 전체가 볼거리 지천이다. 예부터 계림은 ‘계림 산수 갑천하(桂林山水 甲天下ㆍ중국에서 계림의 산수가 최고라는 뜻)’라고 했듯 기기묘묘한 산과 사방으로 뻗어나간 강줄기가 빚어내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 삼아왔다.
눈앞에 펼쳐지는 세기의 수상 쇼
여명이 지고 12개 봉우리로 비쳐지는 조명이 들어오면 많은 관중들은 숨을 죽여 앞을 응시한다. 세상은 붉은 빛으로 치장한 공연장으로 변한다. 수면 위에는 어느새 나무배를 탄 수백 명의 어부들이 강을 가득 메우며 도열해 있다. 25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천들을 어부들이 잡고 동시에 움직이며 거대한 물결 모양을 만들어냈다. 어둠에서 쏘아대고 비쳐대는 조명과 병풍처럼 펼쳐진 12개의 봉우리와 조화를 이루는 모습에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바로 계림, 아니 중국이 자랑하는 화려하고 거대한 수상 오페라 쇼인 ‘인상 유삼제(印象.劉三姐)’이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장예모는 이 공연을 완성하는 데 5년 반이 걸렸다고 한다.
중국 최고의 공연 스텝들이 중국의 자존심을 걸고 만들어낸 실로 세계 최고의 수상쇼다. 공연에 동원된 인원만도 600명이 넘는다. 공연 중간에 장족, 묘족 등 소수민족의 노래와 율동 기예를 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되고 가슴이 뛴다.
3만개의 돌산, 20元 지폐에 새긴 풍경
죽강 부두에서 시작한 유람은 관암 동굴을 지나 종점인 양삭까지의 구간이 하이라이트다. 과거 바다 속에 잠겨있던 계림은 화산폭발로 용암이 분출하고 돌출 되면서 무려 3만여개의 돌산이 생겨났다. 길고 긴 세월 속에 잘 다듬어진 산들은 강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뤄내고 있다. 그렇다고 장가계처럼 기암괴석이 높이 솟아 있지는 않다. 그리 높지 않은 동글동글한 봉우리가 사방을 감싸고 있을 뿐이다. 중국 돈 20위엔 지폐의 뒷면도 바로 이 구간의 풍경을 그려냈다. 물고기를 잡는 가마우지가 어부들과 함께 대나무 뗏목을 탄 모습과 물소들이 헤엄을 치는 모습은 너무나 멋진 피사체다.
카르스트 지형의 웅장함
3만 개의 산 밑에는 1100개가 넘는 석회동굴이 형성돼 있다. 이 지역은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라 석회 동굴이 도처에 널려 있다. 그 중에서도 관암 동굴은 가장 규모가 큰데 12㎞가 넘는 구간 중에 3㎞ 구간이 관광지로 개발됐다. 가는 곳마다 두꺼비, 곰, 독수리 등의 모양을 띤 종유석을 찾아볼 수 있어 이 동굴의 오랜 풍화의 역사를 가늠케 했다. 귀가 찢어질 정도로 굉음을 내는 관암동굴 폭포의 소리는 심장을 두드린다.
동굴이 긴 편이지만 걸어서만 이동하는 것은 아닌 만큼 부담은 크지 않다. 500m 구간은 모노레일로, 700m 구간은 배를 타고 이동한다. 동굴 밖으로 나갈 때는 30m 높이의 동굴속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기분이 광부가 된 느낌이다. 관암 동굴은 계림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빠짐없이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Tip 계림의 소수민족
소수 민족 중 가장 많은 수의 장족은 검은 옷을 즐겨 입으며, 사랑을 고백할 때도 남녀가 노래로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아주 예술적인 부족이다. 화려한 복식과 은장식을 좋아하는 묘족, 부족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술을 반드시 권하는 술을 즐기는 동족 등 여러 부족이 각자의 전통을 지키며 계림을 지키고 있다. 한 곳에서 소수민족의 다양한 문화와 음식, 생활상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계림이다.
계명관광 5108-7670
-장가계/천문산/보봉호 2박3일 3650위엔
-계림/양삭 3박4일 3100元부터
세진관광 6270-3996
-장가계/원가계/천문산 2박3일 1560元+항공
-계림/몽환이강쇼 2박3일 1130元+항공
6월4일~6일
직공여행사 3126-0900
-장가계 2박3일 2100元+항공권
-계림 2박3일 1330元+항공권
하나투어 5108-9090
-계림 2박3일 3980元, 아동 2980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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