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약방인 동인당(同仁堂)이 엉터리 중약(한약)을 외국 관광객들에게 고가로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창핑(昌平)에 위치한 ‘동인당 여행 약방’은 외국인을 상대로 출처가 불분명한 엉터리 중약을 고가에 속여 판매해왔다.
이곳은 여행사들과 연계가 돼 필수코스나 다름없이 관광객들이 거쳐가는 쇼핑장소다.
이곳에서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관광객들을 진맥 후 처방을 떼어주고 중약을 구매하도록 유도 판매하고 있다. 외국관광객들은 이들로부터 진맥을 받은 후 처방에 따라 수백위엔 많게는 수천위엔어치의 약을 구매했다. 이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에게 ‘신장이 허하다’거나 ‘위가 차다’면서 비슷한 약을 처방했다. 한 영국인 관광객은 병원처방전이 없이 구매할 수 없는 약품인 ‘주앙구퉁비완(壮骨通痹丸) 두 통을 1720위엔이나 주고 구매했다.
한국인 관광단체도 이곳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흰 가운을 입은 사람 1명당 통역 1명이 배정돼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진맥, 처방하고 약을 판매했다. 약품을 구매한 관광객들에게는 정식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고 ‘베이징중의약대학 창핑중의진료부’라는 도장이 찍힌 간이 영수증을 제공했다. 관광객들이 구매한 약품 겉포장에도 ‘베이징한츠중의원(北京汉慈中医院), 베이징동인당 난청톈후이여행약방 내(北京同仁堂南城天汇旅游药店内)’ 등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신화통신이 이들이 주로 판매해온 4가지 약을 베이징약품감독국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2가지는 병원 처방이 없이 약방에서 판매할 수 없는 것이었고 일부는 등록번호가 당국의 허가를 받은 고유 등록번호와 달랐으며 일부는 등록조차 하지 않은 정체가 불분명한 약이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동인당 측은 처음에는 문제의 약국이 자사의 약국이 맞다고 시인했다가 나중에는 프랜차이즈점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자사의 프랜차이즈점포는 고가의 약을 판매한 적이 없으며 만일 정체불명의 고가약 판매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약방 내에 입점한 중의병원 측이 판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진맥을 받고 고가의 약을 구매한 고객들이 받은 영수증이 동인당의 것으로 확인되는 등 동인당 약방과 중의병원은 사실상 함께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티즌들은 "동인당의 이같은 행태는 중국의 전통 브랜드 이미지 훼손뿐 아니라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 를 실추시켰다"면서 비난했다.
▷박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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