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류 高비용, 기러기 생활 해마다 반복
2012학년도 대학 특례입시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하이를 떠나 한국으로 향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30일 학교서류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학부모 K씨는 대학 입시 준비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학생이 직접 한국에 체류해야 하는 방식을 들었다.
“연세대처럼 서류전형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시험, 면접을 봐야 한다. 운이 좋으면 두 달, 보통은 최소 3~4달은 한국에 체류해야 한다”고 한숨을 내쉰다.
한국에 체류하기 위한 비용만도 최소 2000~4000만원은 지출된다는 것이 학부모들 사이에 전해지는 통설이다. 자녀 한 명의 대학입시 전형을 위해 한국에서만 2000~400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작은 방 2개에 월 150~180만원, 학원비는 100~150만원, 독서실 16~20만원, 이것만 해도 월 평균 30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생활비에 교통비에 각 대학 입학전형료까지, 입시를 치뤄야 하는 긴장도 긴장이지만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아 돈이 없으면 대학에 원서도 못 내본다는 한탄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입시만을 준비하는 자녀만 둔 가정은 그나마 낫다. 동생을 둔 학부모 S씨의 고민은 더 심각하다. 7월 1일 큰아이와 한국으로 간다는 한 학부모는 둘째 아이를 두고 떠나야 해서 마음이 무겁다. 방학 중에는 한국에 같이 있을 예정이지만 개학을 하면 아이만 다시 상하이로 보내야 한다. 입시가 끝날 때까지 아빠와 상하이에 있어야 하는데 남편 출장이 많아 걱정이다.
“한국에 있는 동안 둘째를 홈스테이를 시키려고 알아보고 있지만 한두 달 짧은 기간이라 구하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드러낸다.
남자 아이를 둔 부모는 걱정이 더 크다. 입시준비로 엄마가 첫째 아이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남학생들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는 말까지 있어 이래저래 마음고생이 심하다.
“2012년 상하이 특례 대상자는 약 250~300여명, 전세계적으로는 약 3000여명이라고 들었다. 이 모든 가정에서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실을 대학이나 정부에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P씨는 “한국에 체류해야 하는 현재의 입시방식에 개선이 없다면 해마다 이런 문제는 되풀이 될 것”이라며 안타까워한다. 그나마 올해는 연세대의 서류평가전형 도입 등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부분도 많지만 아직은 학생과 학부모가 감내해야 할 어려움이 너무 많다.
“미국대학 진학을 준비한 다른 친구들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는 C씨는 “미국대학은 준비 과정이 간단하다. 학생이 학교에서 준비한 서류로 대학에 입학 신청하면 대학에서는 서류 평가를 통해 입학허가 여부를 판단한다. 면접이 필요하다면 학생을 학교로 부르지 않고 면접관을 파견하거나 지역 면접관을 위촉해 학생을 배려하는 평가방식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특례입시는 각 대학의 자율에 맡겨 있다지만 대교협이나 교과부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방식을 강구해 이맘때만 되면 경제적 부담과 현지에 남은 자녀 걱정에 애태우는 학부모들의 한숨이 사라지기를 바래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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