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축 연해서 내륙지방 이동
내륙 신흥경제권…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중국 고속철산업이 빠른 발전을 거듭하며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고속철도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중국은 전반 대륙을 거미줄처럼 뻗은 고속철도로 묶는 경제통합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과 톈진을 잇는 길이 117km의 고속철도를 개통했다. 그뒤 불과 2년 만에 총 연장이 8358km에 달하는 고속철도망을 갖췄다. 2년에 70배라는 무서운 성장세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드물다.
중국은 고속철도망 확대를 통한 제2의 경제도약을 꾀하는 한편 2015년까지 646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해외 고속철 시장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고속철의 시초- 2003년일반적으로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로 운영하는 열차를 고속철도이라 지칭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고속철도의 시초는 2003년 개통된 친황도(秦皇岛)와 선양(沈阳)을 이어주는 친선(秦沈)노선이다. 그 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300km 시속으로 베이징과 톈진을 이어주는 징진(京津)고속철이 개통되면서 중국의 고속철 건설은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중국 고속철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 시점이 이때부터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지난 6월30일 개통된 베이징-상하이 징후(京沪)고속철을 통해 명실상부한 고속철의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중국고속철 산업은 2004년 경부고속철 운영을 시작한 한국에 비해 4년, 1964년 세계 최초로 고속철도를 개업한 일본 신칸센에 비해 38년 늦은 것이지만 현재의 발전속도는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초대형 경제권 구축
중국철도부는 2011∼2015년 12차 5개년경제개발계획 기간에 매년 고속철 건설에 2010년도 한국정부예산의 3분의 1이 넘는 7000억위엔(115조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최고시속 350㎞인 13개 노선의 고속철도를 개통, 2010년말 기준으로 한국 고속철 총길이 423.8km의 20여배인 8358km다. 중국은 2012년 말에는 1만3천㎞, 2020년에는 1만6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고속철시대 개막과 함께 기존 중국경제를 이끌어온 핵심 지역인 장강(长江) • 주장(珠江) 삼각주•환발해(环渤海) 경제권 외에 고속철이 연결되는 내륙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초대형 경제권이 새롭게 부각될 전망이다. 2020년 중국의 고속철도망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각 거점도시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게 된다.
징후고속철, 장강삼각주 경제 탄력지난 6월30일 개통된 징후(京沪)고속철은 정치, 경제 심장부인 베이징과 상하이를 이어주며 총길이는 1318km로 단일 구간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이다. 징후고속철은 중국 경제 핵심지역인 창장(양자강)삼각주 지역을 1시간 내에 이동 가능한 동일경제권으로 통합을 이뤘다.
창장삼각주는 면적이 중국 전체의 2.1%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전체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 핵심부로, 엄청난 경제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패턴 변화, 관광수요 급증, 부동산시장 활성화, 내수 소비진작 및 그에 따른 기업발전 기회 등이 주목 받고 있다.
시속 350km로 설계중국 고속철은 시속 350km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개통 노선에서 350km 시속으로 운행돼오다 최근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최고 운행 시속을 300km로 낮추었다. 현재 시속 250km로 달리는 일반편과 300km로 달리는 직행편 두 가지가 있다.
한국의 고속철도는 평균 시속이 200km안팎, 최고 시속이 305km이며 일본 뉴 신칸센의 최고 시속 300km로 달린다.
해외 진출 박차고속철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지면서 기술력을 갖춘 세계 각국의 수주전쟁이 시작됐다. 이중 고속철도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2009년 베네수엘라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고속철도 공사를 따낸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컨소시엄은 캘리포니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길이 1290km의 고속철도사업에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중국 고속철 혁명이라는 거대한 지각변동 소용돌이 속에 있는 기업들에게는 내륙 소비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또 다른 기회가 기대되고 있다. 우한-광저우, 서부지역 최초 구간인 정저우-시안 노선은 중서부 내륙 거점 도시를 관통하고 있다.
고속철이 경유하는 주요 도시마다 최근 몇 년간 소비재 매출 증가율이 약 18%에 달하면서 화북, 창장삼각주, 주장삼각주 경제권에 이어 중서부 내륙 시장이 신흥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속철 개통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들의 내륙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앞으로 중국 내륙이 소비중심지뿐 아니라 생산 거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해연 기자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