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孽海花’는 중국 청나라 말기에 청푸(曾扑)가 지은 고전 소설로, 한국에서는 <얼해화>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이 작품은 청푸가 아닌 진쑹천(金松岑)이 먼저 창작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공화 혁명에 몸바치고 있었는데, 장쑤동향회의 요청으로 ‘녜하이화’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품을 시작하고 얼마 후, 청푸에게 창작을 넘겼다. 청푸는 창작을 넘겨 받은 후, 1905년에 제 20회까지 소설림서사에서 출판했다. 1903년에 제 35회를 마지막으로 발표하여 ‘녜하이화’는 장장 27년에 걸쳐 쓰인 소설이 되었다.
작가 청푸(1872-1935)는 중국 장쓰성 창서우 출생으로, 망해가는 청나라를 보면서 새로운 사상을 적극 수용한 진보적 지식인이었다. 그는 원래 외교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동문관에서 프랑스어를 배웠으나, 시험에 떨어진 후 생각을 바꾸었다.
그는 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이 건국되는 혼란속에 살았던 인물로, 자신의 문학 활동과 정치 활동을 통해 중국이 처한 위기를 해소하고자 했다. 때문에, 그의 많은 작품들에는 우국충정의 정신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는 ‘녜하이화’ 이외에도 소설 ‘노남자’, 희극 ‘설담몽원본’ 등을 남겼다.
제목에 나타난 ‘孽海’ 는 ‘죄악의 바다’, ‘숱한 죄업’ 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이다. 작가는 이를 ‘노예들의 낙원’이 위치한 바다로 설정함으로써, 낙후한 중국의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작가의 창작 의도를 드러냈다. 이 소설은 ‘견책소설’로 분류되는데, 견책소설은 ‘꾸짖는 소설’이라는 뜻으로, 관료의 부패, 제국주의의 침략, 외국 자본의 횡포 등의 사회 현상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녜하이화(孽海花)는 특별히 ‘청 말 4대 견책소설’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이 소설은, 중국을 빗댄 ‘孽海’에는 노락도 라는 섬이 있는데, 이 섬이 1904년 가라앉아, 아이쯔유저 라는 인물이 상황 파악을 위해 상해로 온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수많은 인물들의 등장으로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 수도 있겠지만, 인물들이 하는 한탄과 토론의 내용으로 당시 중국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는, 청나라 말의 상황을 세세히 알려주는 설명문 같기도 하다. 거기에 수많은 인물들간의 심리변화를 묘사하여 재미를 더했다.
서양열강의 침략과 불안정한 왕정으로 흔들리던 청나라 말기에 살던 작가는, 글을 통해 자신이 처한 환경과 시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화려한 문체와 어려운 단어들 때문에 책을 접할때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당시 중국의 상황과 사람들의 눈에 비친 중국의 문제들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지윤 (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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