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를 죽일 수는 있어도 욕되게 해서는 안된다’ 이 말은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가 생포된후 발표한 호언장담이 아니라 한국인 김창백이 상하이에서 47시간을 보낸 뒤 털어놓은 자신을 처지를 빗대 한 말이다.
지난달 30일 텅쉰스포츠(腾讯体育)는 중국하키협회 코치분과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중국 여자하키 대표팀 김창백 전 감독이 상하이 여자하키팀에서 47시간 머무르는 동안 일생 최악의 굴욕을 당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2000년부터 9년간 중국 여자하키 대표팀 감독직을 맡아 세계 대회에서 여러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는 중국 언론으로부터 ‘가장 성공적인 외국인 지도자’라는 평까지 받았다.
상하이체육국은 오는 2013년 랴오닝(辽宁)성 선양(沈阳)에서 열리는 전국운동회에서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김 감독을 모셔오기로 결정했고 김 감독의 수차례에 걸친 고사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어렵게 설득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실에 만족해하는 상하이 여자하키팀은 누려왔던 안일한 생활이 깨질까 두려워 "기존 훈련 모델에 익숙해 김 감독의 훈련 방식에는 적응할 수 없을 것 같다", "세번이나 거절했는데 왜 네번째까지 거절하지 않았느냐"며 대놓고 김감독을 배척, 김 김독 부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는 김 감독을 보호하기 위한 것, 국가대표팀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지방팀에서 꼭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며 실패할 경우 명성만 나빠진다"며 진심 아닌 걱정을 담아서 말을 한 사람도 있다.
여기에는 김감독이 예전에 아끼던 제자인 상하이 현 감독 청후이(程晖)까지 비롯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참담한 대우에 김감독은 상하이에 도착한지 47시간만에 ‘상하이체육국의 간청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까 해서 찾아왔는데 바라는대로 되지는 않는다. 내 일생에 경기장에서 어느 누구한테 굴복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 상하이 여자하키팀에서 뒷걸음치게 되었다’라는 작별 문자를 남기고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이에 상하이체육국은 이러한 오만한 버릇을 길러서는 안된다며 안일한 생활에 만족해하는 상하이 여자하키팀에 훈련 정지 및 정돈 지시를 내렸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매체와 네티즌들은 입을 모아 상하이 여자 하키팀을 성토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10여년 동안 중국 하키 발전에 공헌이 큰 김 감독에게 이러한 대우가 놀랍다"며 안일한 자세로 밥그릇 챙기기 바쁜 상하이 하키팀을 비난했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