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수 광저우 헝다(广州恒大) 감독이 5월16일 구단으로부터 일방적 사퇴 통보를 받았다.
1998년부터 약 10여 년간 중국 여러 축구팀을 전전하며 국내에선 ‘대륙의 별’이라고도 불리던 이장수 감독은 2010년 당시 2부 리그에 있던 ‘중국의 맨체스터 시티’ 광저우 헝다에 부임하여 우승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인 2011년에는 중국 슈퍼리그도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올해에도 7승1무2패로 현재 중국 슈퍼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팀 역사상 첫 출전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서도 H조 1위로 16강행을 바로 전날인 15일 갓 확정 짓고 중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단의 일방적인 사퇴 통보를 받은 이감독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경질 통보를 받은 후에 광저우 선수들과 일일이 이별인사를 나누며 더욱 열심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만약 자신이 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한국으로 놀러 오라는 말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저우 헝다를 취재한 중국 유명 스포츠신문 <체단주보(体坛周报)>의 마더싱(马德兴)기자는 웨이부(微博)를 통해 “내가 여태 수많은 감독들이 패전 후 사퇴하는 것은 보았지만, 시합을 이기고 대회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은 감독이 사퇴하는 것은 처음 봤다. 감독 교체를 위한 사퇴가 말이 되냐?”고 말했다.
중국의 네티즌 중에는 “리그 1위와 ACL 조1위를 기록했는데도 사퇴라니 말이 안된다”, “라오리(老李)를 다른 곳도 아닌 공항에서 경질하다니, 인간미가 없는 조치가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좋은 성적과 함께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이감독과 구단 모두에게 윈윈이다”, “우리에게는 구단 재력에 걸맞은 세계적 감독이 필요하다, 이감독은 수고했다” 등 여러 의견이 있었다.
광저우 헝다는 5월 17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새 감독을 발표할 예정이며, 새로 부임할 감독은 2006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끈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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