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 기획] 재외선거, 키워드는 ‘투표율’
12월 5일~10일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시작된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두번째 치루는 재외선거다. 그러나 재외선거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총선 당시에는 어렵게 도입된 재외선거의 실효성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면 이번 대통령선거의 키워드는 ‘투표율’이다. 어렵게 실시되는 선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서다. 상하이저널은 창간 13주년을 맞아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재외선거, 키워드는 투표율’을 주제로 지난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고, 해외교민들의 낮은 투표율 원인과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①4.11 총선, 재외선거 결과 분석
②낮은 투표참여 원인과 대안
-저장성 항주한국상회 간담회
-장쑤성 소주한국상회 인터뷰
③유학생들이 생각하는 재외선거
[인터뷰] 소주한국상회 이상철 회장
"투표소까지 거리는 멀고, 한국상회 차량지원은 선거법 위반"
지난 총선 재외선거 기간, 상하이를 제외한 화동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참여를 보였던 곳이 쑤저우(苏州)다. 쑤저우 교민들은 지금 한국학교 건립을 위해 뜻을 모으고 있다. 설립인가를 얻어 내년 임대 학교부터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3~5년 내 학교건물을 세울 계획이다. 한국상회를 중심으로 주요정책 이사 약 10여명을 구성해 사무실을 마련하고 매주 회의를 통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소주한국상회 이상철 회장은 설립기금 모금, 교과부와의 소통 등 힘겨운 과정을 겪으면서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교민들의 열망을 느낄 때 마다 마음을 가다듬게 됐다고 한다. 쑤저우 교민들의 그 열망은 지난 총선의 투표참여로 드러났고, 이번 대선에서도 그 이상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는 것.
지난 11일 인터뷰를 나눈 이상철 회장은 대통령 선거 투표참여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특히 쑤저우 지역 교민들의 한 표는 한국학교건립의 간절한 마음을 본국에 전하는 소중한 한 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외선거의 중요성과 의미에 견줘 볼 때 지난 총선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총선 때 쑤저우 교민들의 참여가 높았다. 이번 대선은 어떤가
쑤저우는 교민 2만5000명, 1200개 한국 기업이 들어서 있다. 유치원부터 초, 중, 고등학생이 약 2500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교민 자녀들에게 필요한 한국학교가 없어 교민들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소주한국학교 설립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그 분위기가 지난 4월 총선 투표참여에 결집된 것은 사실이다. 한국학교 설립을 위해서라도 한국정부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여겨 한국상회에서 홍보도 많이 했고, 교민들도 국외부재자신고도 많이 했다. 한국상회를 통한 신청만도 500명을 넘어섰다.
대선은 또 다른 분위기다. 총선때는 학교에 대한 열망을 투표로 보이겠다는 의지가 컸다면,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투표장으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총선때 국외부재자신고 용지를 한국상회에서 배부했었는데, 이번에는 자발적으로 용지를 달라고 하는 교민들도 많다. 이번에는 한국상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스스로 영사관에 등록하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상회 차원의 국외부재자신고 등록 홍보는 어땠나
이번 대선에서는 국외부재자신고서 등록을 위한 홍보에서부터 다소 문제가 있었다. 총선에는 신청서를 나눠주고 수거하고 했는데, 대선은 선거법이 까다로워졌고, 이에 대한 행동 지침이 많이 내려왔다. 해외선거법 제약을 많이 뒀다. 신고서를 나눠주고 거둬오는 것 안되느냐는 자문을 많이 받았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10월 2일부터 이메일로도 신고가 가능해져 신고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해결해주었다. 국경절, 추석 연휴가 끝났으니, 이제 이메일로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투표율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사실, 국외부재자신고는 이메일 등록이 가능해졌지만, 투표는 여전히 공관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제약이다. 전자투표, 우편투표 등 투표를 편리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에서 바로 집 근처에서도 안하는 분들 많은데, 몇시간씩 차 타고 투표장을 오는 애국자들 많다. 기왕 많은 예산을 들여서 하는 재외선거, 투표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 최근에 이메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도 개정했는데, 다음 선거에서는 투표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현지에 맞게 개정해야 하는 선거관련 규정이 있다면?
중국에 사는 교민들은 대부분 상하이까지 가야 투표하러 가야한다는 부담이 가장 크다. 한국에서도 바로 인근에 투표소가 마련돼도 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버스로 몇시간씩 이동해서 투표에 참여하는 교민들은 대단한 애국자들이다.
투표율이 저조했던 이유는 이러한 거리상의 제약이 문제지만, 당장 해결 방법을 찾기는 어렵다고 한다. 투표소를 늘리거나, 전자투표, 우편투표에 어려움이 있다면 이동하는데 부담되지 않도록 단체 차량을 지원하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총선에도 버스 5대를 준비해서 가기로 했었다가 한국상회에서 차를 빌리는 것은 위법 선거법 위반이라는 말에 ‘각자 교통비 부담’이라는 공지를 냈다. 결국 등록은 500명 넘었지만 100여명도 채 못미친 교민들만 자비를 내고 단체 차량을 이용했다. 이번 대선 투표기간에는 선거법 위반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교민들이 투표할 수 있는 편의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 중이다.
거리상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
소주교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해외에 나와서도 고생을 많이 하고 애국하고 있지만, 나라를 잘 이끌 분을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한다. 바쁘고 힘들지만 훌륭한 분이 뽑힐 수 있도록 투표에 꼭 참여해야 할 것이다. 국외부재자신고가 20일 마감이므로 최대한 많이 참여해서 훌륭한 분 뽑고, 쑤저우에 학교도 세우게 되기를 기대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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