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도시들이 버스, 지하철에서 음식물을 먹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속속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화룡망(華龍網)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시안(西安)시는 최근 지하철 안에서 음식을 먹은 승객에게 최고 100위안(1만7천500원)의 벌금을 물리는 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앞서 우한(武漢)시와 청두(成都)시도 유사한 내용의 지하철 관리 조례를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정저우(鄭州), 항저우(杭州), 푸저우(福州), 닝보(寧波) 등의 도시는 시내버스 승객이 취식이나 차 안을 더럽히는 행위를 금하는 조례를 시행 중이다.
대다수 중국 누리꾼은 이런 정책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반기고 있다.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버스, 지하철에서 식사 대용으로 만두, 전병, 삶은 달걀, 컵라면, 국수 등을 먹는 모습을 아직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자좡(石家庄)시의 한 시내버스 기사는 "출근 시간대 운행을 마치고 차고지로 돌아오면 차 안이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차 있고 바닥에는 승객들이 먹다 흘린 국물이 흐르는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누리꾼은 당국이 조례를 만들어 취식을 금지했지만, 실제로 벌금을 부과하면 나타날 수 있는 반발을 의식, 계도 위주로 집행해 유명무실한 규정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충칭(重慶)시는 최근 지하철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논란 끝에 차 안에서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지나치게 비인간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이 조항을 삭제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붐비는 차 안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가 건강에 해롭다며 승객 스스로 자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스자좡시 제2병원의 한 전문의는 "버스와 지하철 내부는 손이 닿는 곳곳에 다량의 세균이 있고 다른 승객으로부터 각종 전염성 질환이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먹기에 부적합한 환경"이라며 "특히 차창을 꼭 닫고 있어 환기가 안 되는 겨울철에는 취식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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