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후진타오(胡錦濤)가 15일 전임자인 장쩌민(江澤民)과 달리 당 총서기직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동시에 내려놓고 완전한 퇴진을 단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마오쩌둥(毛澤東)이 남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이 상징하듯 중국에서 군권을 틀어쥐는 중앙군사위 주석은 원로들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나서도 끝까지 놓지않고 버티는 자리였다.
일단 후진타오가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거리낌 없이 내놓은 것은 강한 권력욕을 보인 장쩌민과 차별화를 통해 자신을 '사심 없는 지도자'로 역사에 남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쩌민까지 이어온 '악습'을 자신의 대에서 끊고 후계자에게 온전한 권력을 넘기는 첫 사례를 남김으로써 중국 정치체재 개혁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모범생'식 정치 스타일을 보여온 후 주석이 장 전 주석처럼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꿰차고 '상왕'으로 남아 당 안팎에서 논쟁을 벌어지기를 원치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후진타오의 완전한 퇴임은 원로 그룹이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악습'을 완전히 끊지는 못하더라도 이를 상당 부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자신이 먼저 특권을 버리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장쩌민을 포함한 다른 원로들에게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다.
정치분석가 천즈밍(陳子明)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후진타오가 권력 포기를 택한 것은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나타내는 새로운 선례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중요한, 점증적인 조치"라면서 "재임 내내 교착 상태에 있었던 정치 개혁을 위한 후 주석의 가장 과감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후진타오의 선택을 단순한 '선한 동기'로 이해하지 않고 '정치공학'의 틀로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장쩌민보다 군 장악력이 떨어지는 후진타오로서는 비난을 감수하고 실익이 없는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정치적 실익을 도모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후진타오가 중앙군사위 주석직 이양과 측근 인사들의 미래를 연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이는 5년 전 17차 당 대회 때 태자당의 리더 쩡칭훙이 썼던 계책이다.
당시 상무위원이던 쩡칭훙(曾慶紅)은 상무위원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신진 정치인에게 길을 터주겠다면서 용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럼으로써 당시 일개 중앙위원에 불과한 시진핑을 상무위원으로 앉혀 후진타오의 후계자로 옹립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후진타오가 최근 팡펑후이(房峰輝) 전 베이징군구 사령관을 작전 총괄권을 가진 총참모장으로 앉히는 등 측근들을 군내 요직에 두루 진출시켜 '안전판'을 확보함으로써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하는 데 더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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