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제목/ 5%만 비슷해도 표절 심사
전북 A대학은 올해 수시모집 입학사정관제 자기소개서들을 모아 표절 여부를 가리는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 입력했다. 그러자 곧바로 한 학생의 소개서가 지난해 경기 지역의 한 대학에 제출된 소개서와 비슷하다는 결과가 떴다.
'언어는 그 어떤 학문에 비해 사회적 상호작용의 영향력이 크다'는 문장에서 주어만 바꾸어 '한약은 그 어떤 학문에 비해 사회적 상호작용의 영향력이 크다'로 고친 소개서였다. A대학은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온라인상에 떠도는 자기소개서를 베꼈다고 진술을 받았다.
앞으로 이 학생처럼 자소서를 표절하면 불합격 처리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1일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유사도가 5%를 넘으면 표절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는 '유사도 검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대교협은 앞으로 대학에 지원한 자소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서로 비교한 후 유사도가 높은 자소서를 제출한 학생은 불합격시키겠다고 밝혔다.
대교협이 구축한 시스템에는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이화여대•중앙대 등 전국 98개 4년제 대학의 자소서가 모두 입력돼 있다. 98개 대학에 지원한 모든 수험생의 자소서를 입력하고 자소서 간 가장 유사한 자소서를 뽑아내 그 유사도를 판정하는 것이다.
대교협 측은 "지난해 입력된 45만개의 자소서에 올해 자소서까지 포함하면 자료가 3배 이상 늘어나 검증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표절 의심 자소서는 유사도에 따라 3단계로 나뉘게 된다. 유사도 30% 이상은 레드(Red•위험), 5~30%는 옐로(Yellow•의심), 5% 미만은 블루(Blue•유의) 등이다.
이 중 레드•옐로 등급으로 판정되면 해당 대학에서 본인 확인과 심층 조사 등을 진행하고, 표절이 확인되면 입학 취소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올해 정시 입학사정관 전형부터 이 원칙이 적용된다.
대교협 김병진 입학지원팀장은 "레드나 옐로의 경우 표절 가능성이 70% 이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이런 경우 대부분 불합격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술강사나 컨설팅업체 대필 자소서도 적발될 수 있다. 대교협은 "학원에서 대필할 경우 유사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으로 대필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도 수준별 확인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