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니계수 0.60 돌파?
중국정부, “2020년까지 국민소득 2배까지 끌어올리겠다”
며칠 전 중국의 지니계수가 0.6 선을 넘었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빈부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시난재경대(西南财经大学)가 중국 전역의 25개 성시와 80개 현의 8,438가구의 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도시가정은 0.56, 농촌은 0.60을 기록했으며, 지역별로는 동부, 중부, 서부가 각각 0.59, 0.57, 0.55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0.4 이하를 적정선이라고 여기며, 이를 넘으면 소득불평등이 심한 상태, 0.5를 초과하면 사회적 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분류된다.
중국정부는 현재의 극심한 소득불평등 현상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불안정을 염려해 2000년에 지니계수가 0.412를 기록했다고 밝힌 이후 12년째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2010년 중국사회과학원은 당시 중국의 지니계수가 0.438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 시난재경대의 조사결과는 예상통계보다 최고 50% 가까이 높다는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분배보다는 성장에 그 중점을 두고 발전해왔다. 여타 다른 국가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파이를 키워왔다. 그러다 보니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지금과 같은 엄청난 소득불평등 현상이 벌어졌다. 그동안 고속성장이라는 빛 뒤에서 소득분배, 민주화, 환경 같은 문제들이 가려져왔고 이제서야 그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달 막을 내린 18대 당대회에서도 알 수 있었다. 공산당이 공식석상에서 최초로 소득분배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중국정부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도 이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극심한 소득불평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중부와 서부 대 개발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서민을 위한 보장성주택 건설,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감세정책, 현재의 10배에 달하는 토지보상금 등 다양한 민생정책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소득분배 핵심은 이러한 것들이 아니다. 핵심은 국부(国富)의 민영화에 있다. 중국은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국가 부의 70%를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국영기업을 상장시켜서 자본이 자연스럽게 민간으로 흘러 들어가게 한다는 계획이다. 국영기업이 상장되면 민간기업 및 일반투자자들은 국영기업의 지분을 일정 부분 가져가게 될 것이고 자연스러운 부의 분배를 이루게 될 것이라는 것이 중국정부의 생각이다. 물론 이는 절대로 쉬운 방법이 아니다. 국영기업의 고위직에 상당수의 공산당원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와 같은 민영화가 공산당의 권력약화와 직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중국정부가 소득분배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중요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실행에 옮기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민생정책들과 함께 연평균 9%에 이르는 지속적인 임금상승으로 서민소득을 올리겠다는 것이 시진핑 정부의 계획이다.
길을 걷다가 부동산가게에 매물로 나온 집값을 보게 되면 그 자리에서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서민들의 월급으로는 평생 모아도 사기 힘든 집값에 한번 놀라고, 이 나라가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14일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세계 사치품시장의 35%를 차지하며 일본에 이어 사치품 소비량 2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역시 현재 중국의 소득불평등을 보여주는 단적인 부분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역대 중국왕조의 말기는 지니계수가 크게 높았다. 명나라 말 이자성의 난 당시가 0.62, 청나라 말 태평천국의 난 때는 0.58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집권 전 국민당 통치 시절의 추정치는 0.53가량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언제 어디서 폭동이 터져 나와도 이상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해외 언론들이 중국비관론을 말할 때 꼭 언급하는 부분이 바로 극심한 소득불평등 현상이다. 민족, 민주화 문제와 함께 뒤섞여 구소련 해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무서운 결과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도 많다. 중국에게 있어서 소득분배 문제는 민족, 민주화 문제와 함께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닥쳐온 가장 큰 문제이다.
시진핑 정부는 전세계 언론들 앞에서 2020년까지 현재의 국민소득을 2배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함과 동시에 소득분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앞으로 10년간 이어질 시진핑 정부가 어떻게 소득분배 문제를 해결해 나아갈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상하이에듀뉴스/FUVIC 김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