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와 떠나는 박물관여행-6
개혁개방 이래 중국의 경제 수도의 역할을 담당해온 상하이는 나날이 발전하는 미래지향적 도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보존된 문화 도시이기도 하다. 5000년의 유구한 중국사를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런민광장에 가자. 꼭대기에 둥근 활선 모양이 있어 마치 중국 청동기 그릇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 있다면 그 곳이 바로 상하이 박물관이다.
북경, 남경, 서안의 박물관과 함께 중국의 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상하이 박물관은 1952년에 설립되었지만 꾸준한 관리를 통해 현재도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박물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한 차례의 검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액체류의 음식은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방문객들이 몰려 입장 전 약 15~25분이 소요되는 주말보다는 평일에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 이 박물관은 총 네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격적으로 전시관에 들어가기 전 안내 데스크에서 각 층에 전시된 내용물을 설명하는 브로셔를 받아가면 더욱 효율적이고 의미 있는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로셔에는 매달 다르게 진행되는 각종 문화 행사들의 일정과 장소 또한 적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박물관의 1층에는 고대 조소관과 청동관이 자리잡고 있다. 먼저, 조소관은 춘추전국 시대부터 명나라를 거쳐 발전해온 중국 조소 예술의 변천 과정을 설명한 곳인데, 이 곳에 전시된 120 여 점의 작품들은 과거 불교 문화와 중국 전통 문화의 접변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청동관에는 청동으로 만든 고대 작품들이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는데, 물고기의 비늘과 수염 한 가닥이 마치 살아 움직일 듯한 묘사의 정교함이 당시 작품들의 수준을 증명한다.
박물관의 2층에는 중국 고대 도자관과 매달 다른 테마로 운영되는 특별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우선, 중국 고대 도자관은 고대 신구석기 때부터 지금까지 내려져온 중국의 전통 도자기 중 엄선된 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데, 도자기를 굽는 장소와 방법 등을 입체 모형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반면, 특별 전시관은 보통 외국의 유명 전시품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반 고흐의 미술 작품부터 러시아 궁정에서 사용했던 보석 등 쉽게 볼 수 없는 희귀품들로 인해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루는 전시관이다.
그 위층에는 중국 서체와 인장, 그리고 회화 작품들을 전시한 세 개의 전시관이 있다. 가지런히 써놓은 서체와 형형색색의 그림들이 그 당시 중국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해 놓은 듯하다. 특히 삼삼오오 모여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즐거워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전시관을 관람하는 대부분의 방문객이 외국인이 아닌 자국민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자국의 예술문화를 향한 중국인들의 사랑과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4층에는 중국의 소수민족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중국 56개 소수민족의 의상과 탈, 주택과 교통 수단 등이 실제 크기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이 전시관은 중국 전통 문화의 다양하고 개성적인 면모를 아주 잘 보여준다. 더구나, 전시관의 입구엔 소수민족 전통 의상을 퍼즐로 만들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디지털 체험 기기가 있어 아이들과 동행한 부모라면 눈여겨 볼 만 하다.
백문이 불여일견, 중국이 걸어온 오천 년의 역사에 한껏 취해보고 싶다면 상하이 박물관을 방문해보자. 날씨 좋은 날에는 주변에 있는 인민공원도 산책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개방 시간: 연중무휴 9:00-16:00
▶주소: 人民大道 201号(인민광장 앞)
▶문의: 6372-3500
▶홈페이지:
www.shanghaimuseum.net▶교통: 지하철 인민광장역 1번 출구 도보 10분
▷고등부 학생기자 이예뜰(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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