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과도한 통화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특단 조치를 내놓았다. 인민은행은 16일 7월5일부터 예금성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P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인민은행이 지난 4월27일 1년 만기 대출금리를 0.27%P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정자산투자와 대외무역흑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신용대출의 과도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나왔다.
경기 지표에서 드러난 경기는 이미 뜨거울 정도로 달궈져 있다. 겨우 6월인 현재 인민은행의 신규대출 목표액 2조5천위엔의 85%가 이미 시중에 풀렸고, 지난 5월 총통화(M2)와 인민폐 대출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19.1%, 1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까지 고정자산투자는 30%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1/4분기 경제성장률은 10.3%에 달했고, 1~5월 금융기관 신용대출 역시 1조7800억위엔 늘었다. 이를 바라보는 중국의 고위직 은행가 중 43%도 경기 과열을 인정했다는 내용의 설문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조정을 통한 통화량 조절을 시도하고 나섰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져우시아오춘 인민은행 총재의 "유동성을 세밀하게 조정하겠다"는 발언과 원쟈바오 총리의 인플레이션 우려 발언을 통해 이번 조치를 어느정도 예상했다고 전한다.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상으로 대출 증가가 둔화되고 1차적으로 동결될 유동성이 대략 1천5백억위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상만으론 달궈진 경기를 당장 식히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홍콩 UBS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앤더슨은 "유동성 동결로 곧바로 은행 대출이 둔화될 수도 있지만 최근 중국 경제 성장의 속도를 급제동시킬 만큼의 긴축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상하이지점의 전현기 과장도 "중국이 대출 억제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외자은행에 내려온 공문을 보면 명령보다는 권고의 어조가 강하다"며 "은행 대출에 대한 통제 의지가 다소 온건한 감도 있다"고 전했다.
▷이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