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당국이 자국에 진출한 다국적 분유기업들의 연이은 분유가격 인상에 가격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반독점법 수사에 들어갔다.
3일 남방일보(南方日报)는 중국 발개위(发改委)가 지난 주 중국 고급분유 시장의 대표 브랜드 허성위엔(合生元, biostime)에 대해 분유가격 인상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이번주에는 애벗래버러토리스, 다농, 미드존슨, 와이어스, 네슬레 등 다국적 분유기업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은 중국 발개위 소속 가격감독조사팀과 반독점국(反垄断局)을 통해 이미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국내산 분유에 대한 불신으로 외국산 분유 사재기가 늘어남에 따라 홍콩 등 일부 지역에서는 분유 구입을 제한하기 시작했고 이는 중국 내 외국산 분유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다국적 분유기업들이 매년 새로운 포장, 새로운 제조방법, 신제품 등의 명목으로 가격인상에 나서는 시점이 똑같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지고 인상폭도 비슷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외국산 분유가격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60% 올랐고 국내외 가격차가 2배 이상을 넘기기도 했다.
다국적 분유기업들이 이처럼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국내 분유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차지하고 있는 이유로 가격결정권이 기업 손에에 쥐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전문가는 분석했다.
AC닐슨이 발표한 <2012년 중국 영·유아 분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드존슨, 다농, 와이어스, 애벗래버러토리스 등 4대 외국산 분유가 중국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3%, 11.7%, 11%, 7.7%로 합하면 거의 절반이 된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70%~80% 내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사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들에게는 일부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자국산 분유를 키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외부적인ㅇ요인보다는 품질개선, 신뢰회복 등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 당국의 의지가 강한만큼 다국적 분유기업들이 반독점법 위반이 확인되면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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