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상급유 방식변경 요구로 6月末 북•중 어업관리국 협상 깨져
지난 달 28일 중국 농업부는 모든 중국 어선이 북한 동해에서 조업해서는 안 된다는 긴급조치를 발표했다. 농업부의 발표 후 어업관리당국은 이런 내용을 선사와 선주에 알려 어선들을 즉각 철수시키고 사후 관리를 지시했다.
이같은 조업 중단 조치는 북•중 어업관리당국 간의 협의 결렬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중국 비관영신문사 중신사(中新社)가 8일 보도했다.
최근 북한 동해 해역에서의 조업과 관련해 중국측의 원양어업협회와 북한측 공동어업협회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월 하순 북한은 돌연 해당해역의 중국 어선들에게 북한이 자체공급하는 기름주유를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결정을 중국이 거절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결렬됐다. 중국 정부는 자국 어선들의 생산과 경영, 작업안정성 모두에 끼칠 위험성과 피해를 감안했던 것이다.
또한 중국은 한반도의 불안한 정세와 한, 일, 러 인근국과와의 불확실한 관계로 조업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점을 염려했다. 중국 어선의 관리가 소홀 할 경우 외교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농업부는 성명 발표를 통해 밝혔다.
아울러 중국 어업관리당국은 중국 내 일부 기업이 북한측과 결탁해 북한 동해역 어업행위의 불법허가증을 판매 하는 등 불법 조업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런 기업과 개인들을 엄중 조사해 처벌할 계획이라 시사했다.
사실상 북한은 현재 중국선박이 주연료로 사용하는 중유-HFO(Heavy fuel oil)를 생산해 낼 수 없다고 중국신문은 보도했다. 만약 적합치 않은 기름을 주유할 시 어선과 어민들이 입을 타격이 더욱 커지고 중국 정부는 이것이 북•중 관계에서 새로운 외교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어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다롄의 한 선주는 "통지문이 내려왔을 때 다롄의 어선 선주들은 어업허가증도 발급받아 식량과 연료를 가득 채운 채 출어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며 "어민들은 휴어기가 시작된 중국을 떠나 북한 동해 수역에서 2~3개월의 포획을 예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통지문 한 장으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토로했다.
단둥의 어선 선주들은 중국 당국이 이번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선박 연료 공급을 둘러싼 북•중 간의 견해 차이뿐만 아니라 북•중 간 어업 질서를 회복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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