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교역 구조 변화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8일 내놓은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와 한국의 수출산업'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이 중국 경제·교역 구조 변화를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2000년 185억 달러에서 연평균 18.6% 증가해 지난해 1천343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총수출 중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7%에서 지난해 24.5%로 크게 증가했다.
중국의 경제구조는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변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연평균 9.9%에 이르는 고성장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소득불평등, 소비·투자 불균형 등의 구조적 모순이 커져 2011년 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2차산업(제조업) 중심이지만, 3차산업(서비스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산업구조가 고도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2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6.6%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3차산업이 43.3%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의 교역구조도 경제구조 못지않게 크게 변하고 있다.
중국의 대(對)한국 수입 중 중간재 수입 비중은 2000년 84.9%에서 2012년 72.4%로 줄어든 반면, 자본재 수입은 2000년 9.9%에서 2012년 23.2%로 늘어났다.
2008∼2012년 한국의 산업별 총수출 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은 석유화학(연평균 98%), 금속·비금속(96%), IT(70%), 경공업(65%), 전기기계(63%) 등이다.
중국이 중간재 수입을 줄이면 이들 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경공업제품 수출이 감소하고 중화학제품 수출은 증가하는 등 고부가 수출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경공업산업의 수출 비중은 2000년 총수출 대비 33.8%에서 2012년 19.7%로 줄었다. 하지만, 중화학산업은 같은 기간 29.5%에서 36.1%로, IT산업은 21.3%에서 29.9%로 늘었다.
조 연구원은 이처럼 중국 교역구조가 한국과 유사한 방향으로 바뀜에 따라 세계 수출시장에서 양국 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으로 양국간 수출경합도(1에 가까울수록 유사)가 가장 높은 산업은 정밀기기(0.731)이며 IT(0.555), 전기기계(0.521), 일반기계(0.508), 수송기계(0.442)가 뒤를 이었다.
조 연구원은 "한국의 주력산업이 중국에 앞서나갈 수 있도록 중·장기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핵심 신소재·부품, 나노·IT융합 산업 등 신성장 제조업을 발굴·육성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흥시장을 발굴해 진출해야 한다"며 "동남아 및 중동 국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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