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으로 상하이를 방문한 한국 건축가협회 이광만 회장
‘人间时间空间(인간시간공간)’. 한국 건축가협회 이광만 회장의 서울 사무실에 걸려 있는 문구라 했다. ‘인간과 시간으로 공간을 채우라’는 의미로 그가 이끄는 간삼건축의 간삼도 이 같은 뜻이다. 간삼건축은 영국 건축 전문지인 빌딩디자인(Building Design)이 발표한 ‘2011 World Architecture Top 100’에서 40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세계적인 건축설계업체다.
이광만 회장은는 그동안 한국은행 본점, 대치동 포스코센터 등 랜드마크 건물을 건축해왔다. 올 2월 한국건축가협회장까지 맡아 건축설계업체 가교 역할에 나섰다. ‘2013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을 위해 상하이를 찾은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전시회가 국제건축가연맹에서 공식인정(UIA)을 받은 것을 물론 한국건축의 첫 해외활동이라 들었다. 어떤가?
한국 건축가들 중 해외유학파와 해외수상실적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건축’에 대한 해외홍보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기회를 통해 우리 나라의 건축의 우수성과 좋은 건축가들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 상하이 특별전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전시회를 가진다.
-‘상하이’에는 각국 각색의 건축물들이 많다. 상하이 건축 분위기는 어떤가?
상하이는 굉장히 국제적인 도시인 만큼 많은 건축가들의 손길이 녹아있다. 국제주의 양식의 건물이 많은 반면 중국의 전통과 문화가 잘 수용된 디자인은 부족한 것 같다. 문화적 연계성이 잘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는 걸 보면 중국을 정확히 이해하는 건축물이 부족한 듯 하다. 맨하탄을 연상시키는 상하이의 분위기가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아쉽다.
-혹시 기억에 남는 건물이 있는가?
진마오다샤는 중국의 전통적인 느낌이 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 특유의 문화와 정취를 바탕으로 세워진 것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중국 역시 그네들의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는 현지 건축가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올해의 베스트 건축물, 수상작 등을 보면 굉장히 화려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엄청난 비용’이었다. 건축물을 지을 때 ‘돈’말고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건축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하지만 경제주의가 만연하고 건축에서도 국제주의양식(유리, 금속 새로운 산업소재를 사용해 실용적이고 탈 장신적인 건축 스타일)이 발전함에 따라 과장되고 튀게 만들어지는 것들이 많아졌다. 미적인 완성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삶과 생활에 있어 좋은 그릇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상하이에도 건축에 관심을 갖고 진로로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다. 건축을 공부하는 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건축은 과학이면서 기술을 중시하는 학문이다. 그와 동시에 인간을 닮은 그릇이니 무엇보다 ‘인간’을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즉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넓히라 권하고 싶다. 중국에서 공부를 한다면 중국의 역사, 문화, 철학을 함께 공부해보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알아야 그에 맞는 좋은 설계를 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바라볼 줄 아는 해안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삶에 맞춰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가 중요한 것이니까. 결국 현재는 ‘인문학적인 성찰’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끝으로 상하이문화원의 건축 전시회를 찾을 한국 교민들에게 이광만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 현대 건축의 트렌드와 세계 건축의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건축의 위상 또한 함께 느끼시길 바란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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