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양절(重阳节)”을 아시나요?
올 해 10월 13일은 음력 9월 9일로 중국 명절인 중양절(重阳节)이다. 홀수는 양(阳) 짝수는 음(阴)이라 양수가 겹치는 날을 좋은 날로 생각했다. 설날은 1월1일, 삼진날은 3월3일, 단오는 5월5일, 칠석은 7월7일 그리고 중양(重陽)또는 중광(重光)이라고 부르는 중양절은 음력 9월 9일이다.
중양절은 일찍이 전국시대에 시작되어 당나라 때부터 정식으로 민간 명절로 자리잡아 지금까지 전해져 왔다. 중양은 답추(蹈秋)라고도 불린다. 중양절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국화(菊花)이다. 국화는 중국 10대 꽃 중에 하나로 3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국 고대 신화 속에서 국화는 장수와 행복의 상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중국에서 9월 9일을 기념하는 또 다른 이유도 숫자 구(九)가 장수한다는 의미의 구(久)와 발음이 같고 9가 가장 큰 수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척이나 지인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주로 “九九重阳”이라고 하는데 이는 ‘장수한다’라는 의미를 가진 ‘久久’와 동음으로 쓰인다.
한편, 중양절에는 다양한 풍습이 있다. 이 날은 가족들과 나들이를 떠나 높은 곳에 올라가 국화를 감상한다.음력 9월 9일쯤이면 국화가 만개했기 때문이다. 이는 가족들과 함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병에 걸리지 않게 몸을 단련하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사악한 것을 쫓아버리고 추위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산수유를 머리에 꽂는 풍습에서 중양절을 ‘수유절’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삼국시대 위나라 때는 중양절을 맞아 다같이 모여 국화주를 마시고 국화를 감상하며 시를 짓는 것이 유행했다. 또, 높은 곳에 올라 경치를 감상한 뒤 떡을 먹는 풍습도 있는데, 그 이유는 높은 곳에 올라갈 때 높을 고(高)자가 떡 고(糕)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떡을 먹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가을 추수를 마친 뒤 신에게 감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중양절의 유래는 중국이나 한국과 일본까지 전파됐다. 한국에서도 국화를 중양절의 상징으로 여기는데 중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 나라에서는 중국 ‘중양떡’ 대신 유자를 잘게 썰어 석류알, 잣과 함께 꿀물에 타서 마시는 ‘화채’를 마시고 ‘국화전’을 부쳐 먹는다. 또한 계절 음식을 준비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기도 한다. 일본은 술에 국화꽃을 띄워 마시며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전해진다.
중양절은 역대 문인들의 작품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명절 중 하나로 중추절(中秋节, 추석), 청명절, 중원절(中元节, 음력 7월 15일)과 함께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중국 전통의 4대 명절이다. 옛날 중국 시인들은 매해 중양절마다 다른 가족들이 모두 모여 같이 좋은 날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떨어져 있는 자신의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많은 시조를 남겼다.
그 중 당나라 유명시인 왕웨이(王维)의 ’구월구일억산동형제(九月九日忆山东兄弟)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시 중 하나이다. 중양절 풍속 중 하나인 등고(登高 높은 곳에 올라 액을 쫒음)와 산수유로 액을 쫓는 모습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다. 혹 중국인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다면 이 같은 상식으로 더 큰 친밀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九月九日忆山东兄弟(구월구일억산동형제)
;구월구일 산의 동쪽에 있는 형제를 그리워하다
独在异乡唯异客,(독재이향위이객)
혼자 객지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으려니,
每逢佳节倍思亲.(매봉가절배사친)
명절 때마다 가족 생각이 배로 드는구나.
遥知兄弟登高处,(요지형제등고처)
멀리서 생각하니 형제들 모두 높은 곳에 올라있겠네,
遍插茱萸少一人.(편삽수유소일인)
산수유 가지를 꽂는 데 한 사람 몫이 빠졌겠구나.
▷고등부 학생기자 고애리(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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