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스페인, 뉴욕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 윤경렬
윤경렬 작가의 삶은 점이 되고, 선이 되고, 색이 되어 캔버스를 채운다. 바쁘게 쫓기듯 흘러가는 시간은 그의 의식과 무의식에 머무르다 그의 손 끝에서 예술로 태어난다.
“미리 정해진 주제에 대해 그리진 않는다. 현실에서의 경험이 스쳐가는 영감으로 작용한다. 나의 매 순간은 ‘점’으로 시작한다. 희미하고 자유스럽게 여행하듯 그림을 그려간다. 그것이 선(Form 형태)이 되고 색(느낌, 감정, 감성)이 되면서 조화(응축과 여백)로워진다.”
윤경렬 작가의 작품에는 ‘3국 3색’이 녹아있다. 서울에서의 미술 활동과 스페인에서의 유학생활을 거쳐 현재는 미국 뉴욕과 뉴저지를 발판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순간들을 에너지로 작품을 그려내는 그 인만큼 환경에 따라 작품의 느낌도 달라지지 않을까.
“장소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다. 동서양의 문화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양은 직선적이고 변증법적이다. 선 하나하나가 모여 면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구축되어야만 새로움이 탄생한다. 그에 반해 동양은 ‘여백’이 있다. 돌고 도는 원처럼 숨 쉬는 자유로운 공간이 있다. 동양화의 여백이 주는 상상력과 정열적인 스페인 마드리드, 뉴욕의 삶이 나의 상상력을 통해 작품 속에서 새롭게 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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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블루를 모티브로 한 즐거운 추상' |
한국을 떠나 유럽, 미국생활이 벌써 30여 년이 다되어 간다. ‘동양문화’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있진 않을까 했지만 그는 “서른이 넘어서야 한국을 벗어나 스페인으로 떠났다. 30여 년을 한국에서 보냈던 만큼 문화의 단단한 뿌리는 쉬이 흔들리지 않더라”라고 말한다.
이번 상하이 리우하이수(刘海粟)미술관에서 열리는 윤경렬 작가의 개인 전시회에서는 50여 점의 추상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부터 스페인 유학시절, 뉴욕 이주 후 이민생활의 어려움 속에서 이뤄진 자전적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사물의 사실적 재현이 아니라 점, 선, 면, 색체만을 이용해 표현하는 추상화는 일반인들에겐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그의 작품 앞에서 ‘어쩌지’라는 표정으로 서 있는 필자에게 윤경렬 작가는 귀띔한다.
“상상의 즐거움에 빠져보라. 그리고 그림의 제목과 주제에 자기자신을 투영시켜 보라. 가령 ‘달과 나는 하나’의 작품주제인 ‘달’은 모든 사람에게 갖고 있는 달의 이미지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아련함을, 슬픔을, 그리움 등을 느끼고, 그런 자신의 느낌에 빠져들게 된다. 이처럼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추상’의 백미이다.”
그는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추상화는 결코 어렵지 않다”며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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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달과 나는 하나' |
상하이 작품전의 제목 역시 ‘즐거운 추상’이다. “많은 작업들은 기쁨과 아픔을 통해 표출된다. 나의 작품이 관객들에게 즐거운 상상의 힘을 발휘케 하는 힘이 되고 싶다. 관객 개인의 감상과 나의 상념들과 소통하는 순간이 내겐 기쁨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그의 전시 경력도 화려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동아미술제와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열렸던 문예진흥원 서울현대 미술제에 전시를 참가했다. 스페인으로 건너가서는 Summer Workshop Competition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스페인 Exmo단체에서 선발돼 전시회 후원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미술평론가의 추천, 마드리드시 후원도 받았었다. 거의 개인전시회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Clock House’로 1992년도에 시작됐다. 이 외에도 수많은 전시들로 뉴욕, 뉴저지, 스페인, 한국을 넘나들며 가졌던 개인전이 드디어 상하이에 이르렀다.
“나의 작품은 삶의 흔적이자 자취라고 할 수 있다”는 윤경렬 작가, 앞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지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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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fish의 꿈' |
▷손현아 기자
리우하이수(刘海粟)미술관 윤경렬 작품 전시회 ‘즐거운 추상’
▶기간: 9월 18일(수)~27일(금)
▶시간: 9:00~16:00
▶입장료: 무료
▶문의: 021)6270-1018
▶주소: 虹桥路1660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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