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협력사무국(TCS)주최 영상경연대회 대상팀 한국대표 한수정 양
|
푸단대학 한국인 유학생 한수정 양 |
푸단대(复旦大学) 한국인 유학생 한수정양은 동급생 장샤오레이(张烧磊)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고백할 용기가 없다. 둘과 같은 동아리의 일본인 교환학생인 데지마 고키는 수정과 자전거 사고 후 그녀에게 반했지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데지마는 수정 주변을 서성대지만 수정은 귀찮을 따름이다. 귀국을 앞둔 데지마는 진심을 담은 편지를 수정에게 건네고, 그의 마음을 안 수정은 오해를 풀고 다시 그에게 달려간다.
각본부터 편집까지 한•중•일 대학생들이 만들어낸 단편영화 ‘러브 인 상하이’의 줄거리다. 등장인물들은 실제 푸단대에서 만난 학생들. 이름도 실명을 썼다.
수정 양을 포함해 푸단대 동문 총 5명으로 구성된 이들 팀은 지난 7월 5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대학생 비디오•멀티미디어 결선대회’에서 41개의 경쟁 팀을 제치고 1등과 상금 3000달러(약 342만원)를 차지했다. 본 대회는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이 주최한 첫 대회로 한국, 중국, 일본 각 국에서 국내 대학생들의 대회를 먼저 실시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체 대학생 대회에서 수정양의 팀이 대상을 차지한 것. 그 후 한중일 3국의 대상팀으로 한국에서 개최된 결선대회에서 ‘러브 인 상하이’가 다시 한번 대상을 거머쥐었다. 한국에서 선발된 팀은 프레젠테이션을, 일본 선발팀은 프레젠테이션과 영상물이 결합된 작품을 선보였다.
수정 양은 ‘국내, 국제대회 모두 수상’이란 타이틀에 “사실 영상제작의 기술은 많이 부족했어요. 하지만 어디서든 통하는 ‘사랑’이야기와 저희 팀의 열정이 통했던게 아닐까요?” 라며 얼굴을 붉힌다.
대회의 규정 역시 색달랐다. 팀의 구성원에는 반드시 한국, 중국, 일본 대학생이 섞여 있어야 한다는 것. 단편영화의 감독을 맡았던 현재 푸단대 신문학원 미디어학과 3학년의 옌이핑(阎一平)은 한국인인 수정양을 섭외, 함께 할 것을 부탁했다.
“촬영부터 편집까지 단 몇 일만에 이뤄졌던터라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만큼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과의 문화교류 면에서도요.”
축구경기 한일전에서만큼은 죽어도 불패(不败)해야 하는 한국인. 중국인도 최근 댜위다오(钓鱼岛)문제로 만만치 않을텐데 3국의 대학생들 간의 묘한 불편함은 없었을까?
“저희 팀 내에서만큼은 전~혀 없었어요. 서로가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것 말고도 5명 팀원의 사이가 너무 좋아서 심사위원도 칭찬했을 정도였거든요. 한중일 학생들의 우정도 플러스 점수가 된게 아닌가 싶어요. 다시 돌아봐도 이런 친구들이 모일 수 있었던 건 행운 같아요.” 수정양은 아직도 그 때의 기억과 여운이 마음에 남았는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수정 양이 말하는 ‘행운’이 거저 얻어진 것 만은 아니다. 수정양은 대학생활에 있어 적극적이다. 신문학원 2학년에 재학중인 지금 학생회 내 체육부의 체육부장을 맡고 있다. 1학년 때는 교내 신문사의 기자로도 1년간 활동하며 신문제작, 기사작성 등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유학생들이 로컬동아리건, 한국유학생 동아리건 학생활동을 많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며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문화적인 것들이 엄청 많거든요. 생각지 못하게 얻게 되는 기회들도 많구요”
이번 국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기회 역시 교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얻어진 기회였다. 팀을 꾸리고 감독을 맡은 옌이핑 학생은 같은 체육부 동아리 부원이었다. 성실히 활동하는 수정양을 보고 함께하자 내민 손이 대상을 거머쥐게 했다. 최근에는 교내 동아리 요우핀(优频)방송반 선배들이 제작하고 있는 영상물 작품에서 연기를 맡아 돕고 있다.
인터뷰 내내 활기차고 맑게 웃던 수정양.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즐기는 대학생활 이야기를 들으니 나의 지난 유학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인다. 수정양의 부모님도 문득 궁금해졌다.
“제가 이렇게 많은 활동에 참가하고 주체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던 건 부모님의 영향이 커요.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해라’고 강요하지 않으셨거든요. 항상 같이 의논하고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부모님께 감사해요.”
수정 양은 내년 3학년 전공 선택을 할 때 ‘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할 예정이라 했다.
예쁜 얼굴에 아나운서도 좋을 거라는 말에 “아나운서도 좋지만 영상물을 찍고, 뒤에서 제작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언젠가 ‘한수정’ 이 세 글자를 수상자의 이름이 아닌 제작자의 이름으로 만나볼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그려본다.
▷손현아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