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층은 국유기업이 중국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내용을 명확히 함에 따라, 이번 삼중전회의 최대승자는 중국의 대형 국유기업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제시한 전면적인 경제개혁 청사진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옴에 따라, 국유기업의 비대함과 저효율 문제가 신중하게 다루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은 시장역량을 통해 국유기업의 개혁을 진행함으로써, 최대 수익집단을 겨냥한 첨예한 대립은 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2일 폐막한 삼중전회는 민간부문을 지원하고 개혁을 시행한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 몇 년 이내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명확한 방향은 제시했지만, 회의 이후 국유기업의 역할을 다시 강조하며, 국유기업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개혁방안 관계자는 단기내 국유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생증권(民生证券)의 연구원 부원장 또한 국유기업의 위치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중전회의 개혁에 큰 기대를 걸었던 투자자들은 삼중전회의 개혁내용이 모호한데 따른 실망감으로 13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1.8% 하락하고, 홍콩 항셍지수는 1.9% 하락하며, 아시아 기타지역 증시에 비해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장화 작용을 높이는 동시에 국유기업의 주력적 위치를 고수해 시장경쟁을 위한 여지를 확대하며, 국유기업의 개혁을 점진적으로 진행해 거대한 정치자금의 낭비를 막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대다수 국유기업 경영진과 정부 지도층의 긴밀한 유착관계로 인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기업과 정부직위 사이의 교체는 지도층이 된 전직 기업 고위간부가 장기간 국유기업을 지원하게 된다.
삼중전회 개혁방안 제정에 참여한 한 학자는 국유기업은 개혁을 차단하는데 매우 능숙하다며, 중국정부는 국유기업의 영향력을 서서히 약화시킬 계획이고, 일부 외부세력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 및 EU와의 투자협정에 합의했으며, 여기에는 국유기업이 주도해왔던 영역을 비롯해 그동안 닫혔던 방면이 개방된다고 덧붙였다.
즉 중국은 국유기업의 미국과 EU 시장진입을 확보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과거 주롱치(朱鎔基) 총리가 사용한 전략과 유사하다. 주 총리는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통해 국유기업의 보조금 및 관세혜택을 줄이는 등, 국내개혁을 추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삼중전회에서 언급한 민간영역의 발전촉진과 자유시장의 주요역할에 관한 내용은 중국 공산당이 일부 영역을 서서히 개방해 경쟁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베이징 시장연구기관인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 (Gavekal Dragonomics)는 경쟁강화로 국유기업의 효율적 변화를 꾀하고, 민간기업에게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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