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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문화의 결정체, 객가인의 ‘토루(土楼)’

[2013-12-24, 17:08:51] 상하이저널
福建省 ‘토루’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토루의 외관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토루의 외관
 
4층에서 바라본 토루 중심사당
4층에서 바라본 토루 중심사당
 
 
 
 
푸젠성(福建省)의 토루(土楼)는 “아시아 특유의 씨족문화와 높은 건축기술, 그리고 독특한 건축구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라며 2008년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또한 사람들은 토루를 “중국 고건축의 진귀한 꽃”, “세계건축의 기적”, “중국 남방 산속의 기적”이라 칭하며 감탄을 표현한다. 이 같이 독특한 건축구조가 탄생한 배경은 무엇일까?  건축의 우수성과 더불어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들도 궁금해진다. 이제부터 신비함에 싸인 토루에 대해 낱낱히 파헤쳐보자!

토루는 ‘항토의 내력벽을 이용하여 만든 규모가 거대한 군체누방의 민가’를 특별히 지칭하는 말이다. 외부는 두꺼운 흙벽으로 둘러싸여있고 내부는 목조건물이 있는 혼합구조의 3-5층 집합주택이다. 토루의 벽은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황토를 이용한다. 황토에 설탕, 계란, 찹쌀물을 섞어 벽을 더욱더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또 흙 사이사이에 볏짚이나 대나무를 박아서 요즘 건물의 철심역할을 하게 했다. 예전 사람들의 이러한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나무가 철심역할을 할 수 있다는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을까? 이렇게 흙을 다져 쌓여진 두께가 2m에 달하는 토루의 벽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튼튼하다고 한다. 1934년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가 벽을 뚫으려 했으나 자그마한 구멍밖에 낼 수 없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또한 1918년에 일어난 지진이 벽에 30센티미터 넓이로 흠을 내놓았지만 세월이 흘러 다시 붙은 사실은 토루가 얼마나 견고한 구조로 지어졌는지 잘 보여준다.
 

전쟁과 재해를 피해 산악지대에 자리잡은 공동체 거주지
난공불락의 요새 역할까지
 
토루 내부의 층별 가옥 모습
토루 내부의 층별 가옥 모습
 
토루 내부통로
토루 내부통로
 
 
토루 황토벽과 창문, 처마
토루 황토벽과 창문, 처마
 
중국 샤먼시(沙门市)에서 서쪽으로 3시간을 달리면 만나게 되는 토루는 푸젠성, 광둥성(广东省), 장수성(江苏省) 주변지역에만 존재하는 특색 있는 건축물이다. 그 역사 또한 깊어서 수 백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토루는 중원에 살고 있던 한족들이 남쪽으로 이동하여 세운 건물이다. 291년 전후로 일어난 북방의 끊임없는 전쟁과 자연재해 때문에 많은 한족들이 같은 성씨의 친족이나 마을 단위로 이동하여 푸젠성, 광동성, 강소성 주변에 정착하며 차차 자신들의 뿌리를 내렸다. 토착민을 피해 지세가 험악한 산악지대에 자리잡은 그들은 힘을 합쳐 외적을 막아야 했으므로 자연스럽게 집단 공동체 거주지인 토루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토루는 그 형식이 풍부하고 수량이 많다. 원형과 방형 구조외에도 변형된 형식이 많으며그 수량은 1만여개가 넘는다고한다. 원형의 토루는天圆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 라는 원리에 따른 것이다. 원형 토루는 햇빛이나 면적 구조면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평등의식을 심어주었다.  봉건시대에 이러한 거주방식은 드문 사례라고 한다. 또한 토루 한가운데 조상의 신위를 모신 사당을 설치해 놓아 정신적인 구심점을 삼고, 그 주변으로 우물, 부엌, 세면장 등을 두어 공동구역으로 조성해 놓았다.  1층은 주방과 식당이고 2층은 창고로 그리고 3층 이상은 주거공간으로 사용한다. 토루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공동의식이 공존하는 집단 거주형태의 가옥이다. 또한 원형 구조는 소리의 변로나 굴곡이 없게 하는 작용도 있어 음악 연주하는 커다란 무대로도 손색이 없다. 

토루는 토착민이나 야수로부터 집단을 지켜주어야 했다. 우선 두께가 2미터에 달하는 튼튼한 벽은 적이 벽을 뚫고 들어오는것을 막아준다. 1,2층에 창문을 만들지 않고 출입구를 하나만 만들어 여러 방면의 공격을 피하고 집중방어를 할 수 있게 했다. 대문은 최종방어선이었기 때문에 두꺼운 원목으로 3겹의 빗장을 걸쳐 철통방어를 했다. 또한 성문을 공격할때 널리 사용되던 화공에 대비해 대문위에 물탱크를 설치하여 위험상황시 불을 끌 수 있게 만들었다. 지붕에 발코니를 만들어 높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고, 위쪽에 난 창문으로 끓는물을 흘려보내거나 총과 화살을 쏘아 사방의 적들을 공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에 요새가 함락되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도망칠 수 있는 지하통로를 만들어두는 세밀한 준비성도 보여준다. 그렇다, 토루는 적들이 침범할 수 없던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것이다.

중간제목/ 토루의 주인, 동양의 유태인 ‘객가(客家, Hakka)’
거대한 성과 같이 견고한 토루를 지은 사람은 ‘객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중국 화이허(淮河) 이북 황허(黃河) 중하류 지역에 거주한 한족들이다. 그들은 약 1000년 전부터 왕조 교체와 전란을 피해 남쪽으로 이동했다. 또한 독특한 생활양식으로 지금까지 그들만의 언어 및 전통을 가꿔왔다.
‘조상의 땅은 팔 수 있어도 조상이 물려준 언어는 버릴 수 없다’는 강한 정체성은 객가인이 성공한 원동력 중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전세계 1억명이 넘는 객가인들의 객가 커뮤니티(Hakka Syndicate)가 번성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전통만을 고수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결속력,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타 문화를 수용하고 교류함으로써 ‘동양의 유태인’이라 불릴 수 있다.
중국 상하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중국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중국인과 어떤 교류를 하며 살아가야하는지 토루 속 객가인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고등부 학생기자 양근영(SAS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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