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가면 기회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21.7% 해외투자의 40.3%를 이끌어낸 최대 교역국 중국으로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EXPO를 앞둔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로의 행렬이 눈부시다. 이를 두고 역시 상하이의 인적•물적 인프라, 내수시장의 흡인력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도 있지만, 한켠에선 아득한 과거 메리트만 믿고 찾는 이들도 많지 않겠냐는 의구심이 배어나오고 있다.
대륙법무법인 최원탁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기업들의 실패담을 열거하며 되풀이해선 안될 사례를 공유하고 나섰다.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은 휼륭했지만 제 직원을 너무 믿은 나머지 결국 뒤통수 맞은 모 박스제조업체, 세관직원과 잘 안다는 브로커에게 뒷돈을 건넸다가 훗날 직원의 폭로로 사업을 접어야 한 모 제조업체의 사례 등이 소개됐다. 그는 본지 칼럼 등을 통해 이를 '통제의 착각'으로 규정하며 기업주들에 경보를 울린다. 이학진 yebben 총경리 역시 중국서 사업하려면 먼저 현지 문화에 '푹 빠져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국의 '기업맞이' 단계를 논하기 앞서 자신부터 준비자세와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언이다.
'중국식' 경영환경은 올해들어 급속도로 '국제화'되어가는 양상이다. 근로자 권익 보호가 이슈화되는 최근, 계약만기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수습제도 규범화 등을 담은 근로계약법이 시행을 준비 중이고, 공회조직의 외자기업에 대한 공회 설립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세무당국은 내외자기업 소득세 단일화 행보에 이어 올해 세무조사 중점대상에 주재원, 외자기업을 포함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기업주들은 떨떠름하지만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얼떨결에' 당하지 않기 위해 이들은 동종업종간 모임을 결성하고, 세미나 등 정보공유의 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노크하면 문 열어주던 시대는 끝났다”
비록 차이나 리스크가 강해지고 있다지만 상하이행 기업 수는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하이가 높은 생산원가를 커버할 만큼 훌륭한 투자 환경을 갖췄다고 분석한다. 원동진 (상무관) 영사는 "큰 내수시장, 풍부한 인적물적 인프라, 한국기업간 네트워크, 개방화 수준 등에서 평이 좋아 기업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다만 시정부가 친환경, 효율적 에너지소모, 첨단산업 육성 기조하에 산업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어서 일부 업체의 불이익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어성일 코트라 부본부장도 "시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지 않는 업체들이 점차 비준받기 어려워지고 이미 진출한 업체들도 이전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시정부가 유치를 희망하고 꺼려하는 업종의 성격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메리트는 넘치지만 이를 맛볼 기업은 가려 받겠다는 게 시정부의 입장인 셈이다.
▷이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