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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맛바람 아닌 소통의 다리가 되련다”

[2014-04-22, 17:30:20]
상해한국학교 학부모회 한미라 회장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광고에서 마주친 이 같은 문구는, 순간의 당황 이후 이내 곧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분명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말임에도 연상되는 이미지는 많이 다르다. 엄마와 학부형 사이. ‘우리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우리 아이’로만 쏠리게 되는 순간부터 일지도 모른다.
초중고등학생이 한 학교에서 생활하는 상해한국학교의 살림살이는 한국의 학교들과 사정이 조금씩 다르다.
어느 한 학년만을 위하기 보다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만큼 학교를 이끄는 지휘자도, 뒤에서 밀어주는 조력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학부모’의 욕심보다 ‘엄마’의 마음으로 학교와 함께 하겠다는 상해한국학교 학부모회를 만났다.
2014학년도에 새롭게 출범한 한국학교 전체학부모회의 회장 한미라 씨는 “학교측에 끊임없이 건의사항만을 전달하는 학부모회가 아닌, 학부모와 학교 사이의 ‘소통의 다리’가 되고 학교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다. 바로 서로의 입장과 고충의 이해를 돕는 중간자 역할”이라 전했다. 이어 “사실 이제껏 학교와 학부모들간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올 해 학부모회는 학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다리 역할을 다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초중고등 각 학년 대표 학부모들과 소위원장 대표들로 구성된 학부모회는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복지증진과 학교 시설확충, 유지관리에 필요한 지원, 기타 학교운영과 교육발전에 필요한 건의 및 지원을 하는 조직이다.
 
한 회장은 “학부모회에서 독자적으로 낙후된 학교 시설을 위한 기증 활동이나 스쿨버스를 교체하는데 학부모회의 노력이 있었다는 등 물질적으로 눈에 드러나는 일들을 지난 학부모회 활동 내용으로 꼽기보다, 우리 학교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학교에 대한 믿음으로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며 봉사하는 학부모님들의 수고가 학부모회의 진짜 역할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학부모회에서는 급식 위원회, 교복 공동구매 위원회, 방과 후 활성화 위원회, 외국어 교육 위원회(중어, 영어), 도서선정 위원회, 차량 운행 위원회를 운영하며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하나의 창구이자 학교 운영에 실질적인 힘을 보태고 있다.
 
한미라 씨는 학부모 회장직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임했다. 이미 지난 한 해 새로 부임한 이혜순 교장 이하 많은 운영진과 호흡을 맞춰본 만큼 올 한 해 기대하는 바도 크다.

“특히 올 해 학부모회의 학부모들은 열의와 적극성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학교와 학부모회 모두 지난해 함께 몸을 풀었던 만큼 서로가 좀 더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가 된다.”
 
초등 저학년부터 입시를 목전에 둔 고3학생이 한 학교에 있다 보니 학년별 학부모들의 고충도 각기 다르다. 초등학년 학부모들은 급식과 스쿨버스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하루가 꼬박 지나갈 정도지만 초등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높다. 반면, 중고등학생의 학부모들은 ‘수업의 질과 분위기’에 대한 불안함이 크다. 3년 특례와 12년 특례가 한 데 모인 만큼 “면학 분위기를 조정할 수 있는 교사 역량의 중요성이 클 것”이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의견이다. 이에 한 회장은 “작년부터 중고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원평가제가 실시됐다. 반영 여부와 함께 여러 방면의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한 회장은 “열린 마음으로 뜻을 합하면 모두가 원하는 수준 높은 학교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또 “내 아이만을 위하기 보다 좀 더 넓게 우리 아이들을 위한 시각으로 학교를 바라봐 줬으면, 외국어보다 가정에서부터 정체성 교육에 좀 더 신경 써줬으면”하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국학교는 재외국민 교육을 대표하는 한국 공교육의 상징으로 책임과 역할이 가볍지 만은 않다. 2014년도 학부모회의 목표처럼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교육을 위하는 진정한 ‘通’이 이뤄지길 바란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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