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학작품 읽기 (1)루쉰]
중국 대표 문학작품 읽기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글을 통해 중국어를 접하는 기쁨을 알 것이다. 중국 문학작품을 통해 중국의 기나긴 역사와 매력적인 문화를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중국어 실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중국 문학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면, 중국 교과서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문학적으로 인정받은 작품일 뿐 아니라, 중국 사람들의 정서도 엿볼 수 있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짧은 글이기 때문에 언어나 의미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중국 교과서 속으로 들어가서 중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알아보자.
1. 루쉰(鲁迅)
가장 먼저 소개할 교과서 속 작가는 루쉰(鲁迅)이다. 루쉰은 꼭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작가인데, 그는 1881년에서 1936년까지의 55년이라는 짧은 인생 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남겨 중국 문학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세기 초 중국의 신문화운동(新文化运动)에 참여해 중국 최초의 백화문 문학 작품인 ’狂人日记’를 남기기도 했다. 그의 다른 작품으로는 ’呐喊’, ‘故乡’등이 있다.
《从百草园到三味书屋》는 루쉰의 많은 작품 중에 교과서에 실린 것 중 하나인데, 루쉰이 어렸을 때의 삶을 기록한 산문이다. 다음은 이 작품의 일부이다.
不必说碧绿的菜畦,光滑的石井栏,高大的皂荚树,紫红的桑椹;也不必说鸣蝉在树叶里长吟,肥胖的黄蜂伏在菜花上,轻捷的叫天子(云雀)忽然从草间直窜向云霄里去了。
이 작품은 위 문장에서 묘사한 이 아름다운 ’百草园’이라는 곳으로 시작한다. 루쉰이 어렸을 때에 생활했던 곳으로, 어릴 적 그에게는 낙원 그 자체였다. 그는 여름에는 자연 속에서 식물과 곤충과 더불어 놀고, 겨울에는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세상에서 참새를 잡으며 놀았다. 하지만 부모님의 강요로 루쉰은 ’三味书屋‘라는 도시 전체에서 가장 엄격한 서당으로 글공부를 하러 가게 되었다. 독자들은 이어 루쉰이 그 곳에서 전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하며 추억을 쌓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社戏》라는 소설은 루쉰의 어릴 적 추억을 담고 있다. 학창 시절, 방학이 되면 루쉰은 친척 집에 가서 옛 동네 친구들과 놀곤 했다. 그 때 볼만했던 구경거리 중 하나가 社戏(중국의 풍속적 공연)이었다. 루쉰이 열두 살이 되던 해에 그는 드디어 이 공연을 볼 기회를 찾아, 또래 친구들과 함께 아저씨의 배를 직접 몰고 赵庄을 향했다.
들뜬 루쉰은 가는 길에 배의 양 옆을 지나가는 산, 그리고 얼굴로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를 즐겼다. 이에 대한 묘사는 다음과 같다
两岸的豆麦和河底的水草所发散出来的清香,夹杂在水气中扑面的吹来;月色便朦胧在这水气里。淡黑的起伏的连山,仿佛是踊跃的铁的兽脊似的,都远远地向船尾跑去了,但我却还以为船慢。他们换了四回手,渐望见依稀的赵庄,而且似乎听到歌吹了,还有几点火,料想便是戏台,但或者也许是渔火。
곧 일행은 도착해서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재미있는 공연을 구경했지만, 루쉰의 큰 기대에 비해 공연은 그다지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는지 본문에서는 짧게만 소개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루쉰은 친구들과 함께 친구 집 밭에서 콩을 훔쳐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두 작품 모두 루쉰의 옛 이야기를 글로 쓴 것이지만, 자신이 직접 체험한 융통성 없고 구식인 교육 방식에 대한 작가의 비판도 엿볼 수 있다. 《从百草园到三味书屋》에서는 무조건 읽고 외워야 해서 따분하고 답답했던 서당 공부에 대한 묘사가, 《社戏》에서는 그런 교육 없이 자라난 双喜 등의 시골 아이들이 오히려 일을 잘 처리한다는 사실의 발견이 루쉰의 생각을 뒷받침해준다. 글을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주제를 파악하고 작가의 가치관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면 한층 더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루쉰은 중국 문학이 고문에서 백화문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활동을 한 작가이기 때문에, 이 두 편의 글에 고문의 문체가 남아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어렸을 적 이야기여서 큰 어려움 없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교과서 속 작품을 통해 작가를 만나고, 중국을 만나고, 중국어를 더욱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꼈으면 한다.
*이 두 작품은 각각 《语文》(上海教育出版社) 六年级上册, 七年级上册에 실린 글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최하영(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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