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두 번째 절기, ‘소만’이다. 소만은 ‘햇빛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 조금씩 가득 채워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 주로 여름철 절기는 식물 성장과 더위로 계절의 흐름을 가늠하곤 했다. 절기 소만은 어떠할까?
소만, 1년 중 키 성장 가장 활발한 때
소만 무렵은 아이가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보통 키는 봄철에 가장 많이 크고 가을철에는 적게 큰다. 반대로 체중은 가을철에 가장 많이 늘고 봄철에 가장 적게 증가한다. 아이들이 봄철에 많이 크는 것은 사실 햇빛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를 체크한 것이지만, 성장이라는 것은 본래 움직이고 잘 먹고 잘 자면 그 결과가 좋은 법이다. 사계절 중에 요즘이 일조량이 적당해 낮에 활동하기 좋고, 밤에는 잠자기 충분한 어둠과 시원한 온도가 아이에게 충분한 휴식을 준다.
이 무렵 낮의 적당한 운동과 영양, 밤의 숙면이 조화를 잘 이루면 아이의 뼈는 자라고 성장에도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요즘에는 음식이 풍부해 오히려 체중으로 갈 에너지가 키로 갈 가능성보다 훨씬 높아졌다. 초등학교 이후 아이들의 움직임은 점점 적어지고 있고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운동량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철 신체활동과 일조량 부족으로 내분비가 덜 활성화가 돼 아이들 평균 성장이 낮아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연초록에서 진초록, 식물 성장도 한창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활발한 성장을 하는 때가 이 무렵이다. 자연이 열매를 맺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생동하는 때가 이 때다. 식물은 암술, 수술로 부지런히 씨를 만드는데 이는 다음 세대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며, 열매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나무의 잎들은 여름의 햇볕을 이겨내기 위해 연초록에서 진초록으로 색깔이 짙어진다. 다만 봄나물은 억세서 먹기가 힘들어진다. 씹기 쉬운 부드러운 잎에서 생으로 씹기에는 억센 풀이 된다. 점차 강해지는 햇빛과 그 강한 햇빛을 이겨내기 위해 식물은 더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때 먹을 수 있는 마지막 봄나물이 있다면 ‘씀바귀’가 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 ‘씀바귀’ 제격
씀바귀의 떫고 쓴 맛 안에는 항암 효과나 만성 성인병에 좋은 성분도 들어있는데 특히 체내 면역력을 증진시켜 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라는 속담은 경험에서도 증명이 됐던 모양이다. 또한 초여름의 씀바귀는 입맛을 더 살려주기도 하고, 더위로 체온이 상승할 때 기운을 아래로 끌어 내려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런 씀바귀를 아이들이 잘 먹어주기만 한다면 좋겠지만 쉽게 먹기는 어렵다. 이 쓴 맛을 즐기려면, 어려서부터 단 음식과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돌 이전이거나 아직 뱃속에 아이가 있다면, 되도록 설탕은 늦은 나이까지 멀리하는 것이 좋다. 이미 단맛에 길들여진 아이라면, 같이 산이나 들에서 놀다가 같이 아이들과 확인 후 채집해 저녁에 재미로 먹는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다. 채집이 어렵다면, 일부러라도 구입해 먹기를 바란다.
꽃가루 알레르기에 아이 점막 괴로워
한편 소만 무렵은 잎이 더 짙게 물들게 할 뿐만 아니라 꽃씨들도 많이 날아다닌다. 꽃을 피워 씨를 준비해 세상에 흩뿌리기도 하고, 열매를 만들어 그 안에 슬며시 씨앗을 집어넣어 공간이동을 시도한다. 민들레 홀씨, 버드나무 꽃씨 등이 흩날리면서 꽃가루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은 세상 만물이 더 풍부해지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하겠다. 만약 이때 꽃가루 때문에 비염이나 결막염으로 고생한다면 일교차로 인해 일어나는 잦은 감기, 비염과는 다르게 체내 코점막, 눈점막 면역계가 과민 반응하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점막이 진액으로 촉촉하지 않고 쉽게 건조해진데다 더 건조한 물질이 점막을 자극하는 것이다. 마치 겨울철 건조한 피부에 내복을 벗으면 피부 가려움증이 생기는 것처럼 점막 보습이 스스로 되지 않는 셈이다. 이때 씀바귀의 쓴맛은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하듯 체내 진액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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