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예술작품 소개
Don't forget and Remember
최근 5.18기념곡 지정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의 논쟁이 뜨겁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난 199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해마다 5.18기념식 식순에 포함돼 사실상 기념곡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이념 논란에 휩싸이며 지난해에는 기념식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에서 이 곡을 제창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국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아직도 '민주화 운동'이란 이름으로 제대로 불려지지 못하고 있는 5.18, 그날을 배경으로 한 예술작품을 살펴보자.
한국 영화에서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개념이 부각된 것은 2012년 개봉한 '26년'을 통해서다. 5•18 광주민주항쟁을 그린 이 영화는 정치적인 이유로 투자가 취소돼 두 번이나 제작이 무산됐으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7억원이 넘는 돈이 모아지게 되며 제작될 수 있었다. 인기작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5•18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광주 시민 학살의 주범을 26년 만에 단죄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씻을 수 없는 역사이자 동시에 현재이기도 한 우리 사회를 그렸다는 점에서 제작단계부터 주목을 받은 영화이다. 그 밖에 5.18을 다룬 영화로 당시 게엄군의 작전명을 제목으로 사용하여 그날의 참상을 보여준 '화려한 휴가' 그리고 역사 속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던 중년 남자의 "나, 다시 돌아갈래" 라고 외치는 절규가 인상적인 '박하사탕' 등이 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2011년 '독립민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오월애(愛)'를 들 수 있다. 가족과 친구들이 눈 앞에서 목숨을 잃고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남겨진 지울 수 없는 상처, 지금도 그날의 아픔을 삭이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담아낸다.
"나이는 먹어서 기억은 희미해지는데, 나이가 먹을 수록 몸이 더 그날의 아픔을 느끼고 반응한다."-5월에 총 맞은 시민군
"어머니 배고파 죽겄소. 배고파 죽는다고 학생들이 난리여. 쌀을 걷어다 밥해준다는 걸 어찌 의견을 냈든가 몰라. 푸대들고 쌀 걷으러 집집마다 돌아다닌게 지금도 통쾌해" -당시 주먹밥 부대였던 이영애 씨
"눈물도 가부렀어...,니가 여기서 죽었는디...,제일 마음이 아픈것이 도청 철거하고 잊혀져가는것 허구......"-도청에서 아들의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 김길자씨
김태일 감독은 "기록되지 않고 증언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라는 질문과 함께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통해 항쟁의 기억과 현재의 삶을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꼭 봐야 하는’ 연극으로 자리매김한 '푸르른 날에'는 차범석 희곡상 제3회 수상작으로 5.18 광주민주화 운동 속에서 꽃핀 남녀의 사랑과 그 후 30여년의 인생 역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암울한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는 달리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원작이 내재하고 있는 역사 속에서 피어난 인물들의 사랑을 진한 감동의 결을 살려내면서 시대의 아픔을 이겨낸 청춘들의 에너지와 눈물 그리고 웃음을 폭발시킨다. 이 연극은 2014년 4월 26일부터 6월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의 서울 공연을 마친 뒤 6월 13일부터 28일까지 빛고을 시민문화회관에서 광주 공연을 이어 간다.
또 다른 연극 '광주 100%'는 독일 다큐멘터리 연극 창작그룹의 '100% 도시' 연작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00명의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 작품은 무대 위에 광주사회의 축소판을 나타내고자 한다. 광주 시민들의 신념, 정치적 의견, 성장 배경, 일상, 좋아하는 자동차, 타고 다니는 버스 등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이 던져진다. 광주 민주화운동를 경험했는지, 가족을 위해 살인할 수 있는지, 성 매매나 탈세를 한 적이 있는지 등 제작진이 준비한 민감하면서 원초적인 질문 수십 가지에 대해 판토마임, 플래카드, 핸드폰 불빛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답이 이루어진다.
2013년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남성 그룹 스피드의 뮤직 비디오 ‘슬픈약속’ 도 광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 버젼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암울한 시대적인 배경이 맞물려 빚어낸 '개념 뮤직비디오'로 인정받고 있다.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슬픈 약속'은 사실에 입각한 발포 장면이나 강제진압 등 자극적인 장면이 다수 담긴 것을 이유로 소속사 자체적으로 19禁을 신청하기도 했다.
7억 5천여만원의 제작비와 700여명의 엑스트라 그리고 탱크가 동원된 블록버스터로 어느 영화 못지 않은 스케일과 감동을 자아낸다. 슬픈 약속’은 5•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닥치는대로 학생들을 잡아들이던 군에 여자친구들이 끌려가자, 이들을 지키기 위해 두 남학생이 목숨을 바친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절했던 당시 상황과 민주화를 갈망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느끼기에 13분 35초는 결코 짧지 않다.
▷고등부 학생기자 양근영(SAS 1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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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베충들 완전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