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 탁구협회 대회 우승 상해한인탁구동호회 권지민 코치
중국의 국민스포츠라 해도 과언이 아닌 탁구. 중국 탁구의 만리장성 벽을 상해탁구동호회의 권지민 코치가 넘었다.
지난 5월 11일, 상하이시탁구협회(上海市乒乓球协会)와 상하이통처체육용품유한공사(上海同策体育用品有限公司)가 연합 주최한 중국 로컬 탁구대회에서 선수, 코치 출신의 남자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는 한국 국적으로 참가한 상해한인탁구동호회 회원 5명을 포함해 총 96명이 16개 조로 예선전을 치른 후 A, B, C 그룹으로 나뉘어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됐다.
본 대회는 규정상 남녀 구분 없이 대회를 치르며 일반인 아마추어뿐 아니라 선수, 코치가 모두 참가할 수 있어 경기 수준이 상당한 로컬 국내대회이다. 권 코치와 함께 대회를 참가한 탁구동호회 회원들은 모두 B, C조의 8강에 그친 것에 비해 대회 첫 참가인 한국 여성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동호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권 코치와 함께 대회에 참석한 이병기 코치는 “현장의 열기가 굉장했다. 한국 국적으로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결승에 이르기 까지 모든 경기가 전승이었다. 또한 마지막 결승전에서 1세트에 패하고 있던 권 코치가 2세트에서 역전을, 마지막 셋트 역시 6:2로 밀리는 상황에서 12:10으로 최종 우승을 확정 지었을 때, 월드컵 4강보다 더 긴장됐고 마치 한중 국가대표 선발전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당시의 흥분과 열기를 전한다.
사실 권 코치는 상하이에 온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언어도 문화도 사람도 낯선 상하이에서 참가한 첫 대회, 게다가 마지막 결승전 1세트에서는 12:10으로 패한 상태였다. 2세트 역시 10:7에 몰린 상황에서 역전 우승을 해내기란 쉽지 않을 터. 겉보기와는 달리 정신력과 마인트 컨트롤 내공이 상당해 보인다.
“볼 하나에만 집중해야 했다. 중국인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수 많은 관중들은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특별한 마인드 컨트롤의 방법보다는 ‘이겨 낼 수 있다. 나와의 싸움에서 무너지지 말자. 해낼 수 있다’는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는 생각만 대뇌였다.”
권 코치와 탁구의 인연은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간다. 교내 체육대회 후 달리기를 1등한 권 코치에게 학교는 탁구부를 권유한 것. 단순한 시작이 고등학교 때는 전국종별대회 3관왕 달성으로 이끌었다.
상해한인탁구동호회와의 만남 역시 갓 건너온 상하이 생활 적응이 쉽지 않았을 무렵 직접 검색해 찾아갔다고 했다.
“예전 선수 당시 국제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내게 탁구는 선수 때 좀처럼 느끼기 힘들었던 ‘즐거움’이자 생활의 또 다른 행복이 됐다. 중국이라는 낯선 곳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번 로컬 국내대회도 막상 참가해 그들의 즐기는 분위기를 보고 나도 덩달아 즐길 수 있었다.”
권 코치는 이번 4월 동호회 개편부터 코치직을 맡아 레벨이 높은 회원에겐 간단한 팁 하나부터 실력이 낮은 사람에게 직접 치면서 트레이닝을 돕고 있다.
여타 탁구 동호인들과 달리 인생의 적잖은 시간을 탁구와 함께 해온 권 코치에게 탁구란 몇 가지 간단한 말로 정리 되기가 싶지 않을 것이다.
“선수 당시 탁구는 해야만 한다는 생각과 스트레스, 경쟁으로 기억에 남는다. 상하이에서 만난 탁구는 내게 인간적인 따뜻함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우승이 결정되고 나보다 더 기뻐하는 동호회원들의 모습에 감사를 넘어 감동이 느껴졌을 만큼. 좋은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이 기쁨을 상하이 다른 교민분들과도 함께 탁구로 만나 느껴보고 싶다.”
회원들이 함께 마련한 상해한인탁구동호회의 전용 탁구장에서 만리장성을 넘은 코치와 함께 신나는 탁구 한 판 어떨까?
상해한인탁구동호회
▷손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