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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 520 온라인 발렌타인데이

제4차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정상회의가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北京)이 아닌 국제도시로 성장한 상하이에서 열리는 본 회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하이 교민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에서 5월 20일부터 21일은 온라인 발렌타인데이(网络情人节)이기도 하다. 중국 여배우 겸 가수인 판샤오쉬안(范晓萱)의 <숫자연애(数字恋爱)> 가사 중 ‘너를 사랑해(我爱你)’라는 구절이 ‘520(五零二)’로 묘사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본지는 시티뉴스를 통해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개념 및 정의, 그리고 과거에 열린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정상회의에서 다뤄졌던 안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더불어 제4차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정상회의와 그 일자가 같은 중국 온라인 발렌타인데이(520)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이날 열리는 각종 이벤트행사 정보를 전하려 한다.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는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역내 신뢰구축 및 분쟁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1992년 헬싱키 ‘유럽안보협력회의(Conference on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에서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아비슐리 나자르 바예프(Nursultan Abishuly Nazarbayev) 대통령의 제안으로 기획됐으며, 2002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제1차 CICA 정상회의가 열렸다. 중국어로 ‘亚洲相互协作与信任措施会议’, 줄여서 ‘亚信会议’이라 부른다. 

 

제1차 CICA 정상회의는 ‘아시아-유럽의 안보 및 협력체제 구축, 향후 미국과 기타 대륙으로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본 회의에서 나자르 바예프 대통령은 CICA가 ‘카자흐스탄의 발전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안정, 그리고 모든 아시아 대륙의 평화’에 대해 가지는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아시아는 다민족, 다문화로 구성됐으며,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민족간의 충돌 및 내전이 빈번히 발생해, 주변국가에 영향을 끼쳐왔다”며 “유럽은 2차례 세계대전의 근원지로써, 전쟁 후 각국이 평화를 위해 협력해왔고 정치 및 경제의 공동발전을 추구해왔다. 아시아도 이런 유럽의 선례를 본받고, 아시아 국가정상들이 주동적으로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당시 중국의 장저민(江泽民) 주석을 비롯한 정상들은 테러리즘을 퇴치하고, 문명화된 대화를 도모하자는 뜻에서 <알마티선언>을 발표했다. 

 

2006년 제2차 CICA 정상회의가 1차 회의에 이어 알마티에서 개최됐다.

 

본회에서 각국 정상들은 ‘CICA 사무국 규정 채택’, ‘유엔의 개혁’, ‘아시아의 유엔 사무총장 진출 지지’, ‘지역 분쟁’,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비확산’ 등의 합의 사항을 도출했다.   

 

한편, 한국은 같은 해 6월에 CICA의 18번째 정회원국으로 가입했으며, 2008년 8월 제3차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당시 제3차 CICA 외교장관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신각수 제2차관은 외교장관회의 개회식 수석대표 연설을 통해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 등 한반도에서의 신뢰구축 동향을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 안보 및 IT 협력 분야 조정국으로써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등 향후 CICA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한국의 의지를 표명했다.

상하이에서 열릴 CICA 정상회의에 40여 개의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달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중국은 CICA가 처음 열린 시기부터 매회 회의에 적극 참여해오면서, 오늘날 CICA 주석국 권한을 인계 받았다. 또한 중국은 이번 회의 주제를 ‘대화∙신뢰∙협력 강화, 평화∙안정∙협력을 함께 건설하는 신(新)아시아’로 정했으며, ‘아시아 지역의 안보 협력’이 크게 거론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의에는 총 14명의 국가원수 또는 정부수뇌, 8개의 국제기구가 참여하는데, 한국 대표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인 즉,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해 박 대통령과 정홍원 총리가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탓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바이두 테바(百度贴吧),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중국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520’, ‘5201314’ 등 딱 보면 ‘무슨 뜻이지?’하는 숫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5월 20일은 중국 10대, 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연인의 날’로 자리잡은 온라인 발렌타인데이이다. 그리고 ‘520’은 다름아닌 ‘너를 사랑해(我爱你)’를 뜻하고, ‘5201314’는 ‘한평생 너를 사랑해(我爱你一生一死)’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5월 20일 당일에 혼인신고를 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은데, 이 또한 온라인 발렌타인데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3월 14일 화이트데이 외에도, 중국 젊은이들은 매월 14일을 칭런제(情人节)로 여기고 있다.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日记情人节), 4월 14일 블랙데이(黑色情人节), 5월 14일 옐로우&로즈데이(黄色与玫瑰情人节)， 6월 14일 키스데이(亲吻情人节)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14일 칭런제’와 비교했을 때 520 온라인 발렌타인데이(이하 520데이)의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랑뉘싱(新浪女性)는 520데이와 관련한 보도에서 그 특징을 서술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30대 이하의 젊은이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문화수용에 익숙하고,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인터넷 사용에 소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문화가 형성됐다. 30대 이상은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등 기존에 존재하던, 서양미가 짙은 기념일을 더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본 매체는 “520데이는 그 특성에 따라, 연인들끼리 주고 받는 선물도 물질적인 것 보다는 정신적인 것인 경우가 많다. 그 예로 520데이가 되면 연인들끼리 장미꽃이나 향수 등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045692(你是我的最爱, 넌 나에게 최고의 사랑이야)’, ‘7758520 (亲亲我吧我爱你, 뽀뽀해줘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의 창의적인 문자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520데이는 일명 ‘썸남 썸녀(약간의 관계가 있으며, 사귀기 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남녀)’들이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는 것이 본 매체의 설명이다. 화이트데이, 키스데이 등 연인의 날이 되면, 이미 연인관계이거나 결혼을 약속한 이들에게 선호된다.

 

하지만 서로 미묘한 감정을 가진 이들이 솔직한 감정을 직접 드러내기 쑥스러워, 문자메시지나 채팅 등 온라인수단으로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날이 바로 520데이라는 것이다.  

 

 

520데이가 한 노래가사에 근원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유행을 타면서, 2011년에는 ‘웨이보결혼증(微博结婚证)’라는 정체 모를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여러 여건상 실제로 결혼하지 못하는 커플들이 각자의 사진과 이름을 올리면, 웨이보 측에서 가상의 결혼증명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비록 이들의 가상결혼이 실효성은 없지만 웨이보 인맥(粉丝)들에게는 인정받을 수 있으니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게임상에서 인연을 맺은 이성들이 게임 안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활동도 있다. 지난 13일 766여우시왕(766游戏网)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게임업체는 매년 5월 20일이 되면, 활동참가자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캐릭터용 웨딩드레스, 웨딩케이크, 결혼반지 등 각종 혼례용 아이템을 판매한다고 한다. 결혼하는 신랑, 신부 캐릭터를 위한 아이템 외에도 결혼식객들과 혼례의식을 기념할 수 있는 특수한 장소도 조성된다고 하니, 520이 정말 ‘온라인상의 기념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