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도시들이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쓰레기 대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31일 전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환경포럼에서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항저우(杭州) 등지에서 추진되는 생활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주민들이 반대하는 현상을 집중 거론하며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환경과학원 환경공정기술연구소 왕치(王琪) 소장은 "중국은 도시 관리 수준이 도시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쓰레기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소각장의 입지를 비전문가인 지방 지도자의 말 한마디로 결정해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왕 소장은 "소각장 건설·운영에서 주민의 신뢰를 얻도록 과학·기술 측면의 보완책도 필요하지만 입지 선정 단계부터 전문가의 종합적인 판단과 대중이익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민주법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다수 도시는 쓰레기를 매립, 소각, 재활용하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아직도 전적으로 매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深천<土+川>), 항저우 등 대도시에서는 2000년부터 생활쓰레기 분리수거·처리가 시행됐지만, 시민 의식 부족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잘 지켜지지 않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중국 당국은 매립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기 위해 소각장을 증설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환경 피해와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한 주민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건축설계집단 쉬원룽(徐文龍) 부원장은 "소각장 건설 반대는 환경보호기준과 기술 수준에 대한 불신 만이 아니라 주민 이익과 결부돼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쓰레기 처리비용 가운데 10%는 처리장 주변 주민과의 관계 개선에 사용하며 대만은 쓰레기 1t을 소각 처리하면 정부가 50 대만달러(1천700원)를 출연해 수영장, 헬스장, 공원 등 주민복지시설을 건설·유지하는데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쓰레기 처리 문제 해결을 위해 '12·5계획(12차5개년계획·2011∼2015년)' 기간 중앙정부가 60억위안(약 1조원), 지방정부가 450억위안(약 7조3천억원)을 들여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민간 투자를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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