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망종(芒種)부터 조심해야 할 ‘냉방병’
6월 6일은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芒種)이다. 망종은 벼 같이 수염이 있는 곡식의 씨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 무렵엔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다. 또 올해 농사가 잘 되겠는지 운을 보거나 풍년을 기원하기도 한다. 농촌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아이의 건강도 이즈음 점쳐볼 수 있다. 벌써부터 골골한 아이는 그 기운이 가을, 겨울까지 계속되기 쉽고, 지금 튼튼한 아이는 1년 내내 감기 한 번 안 앓고 지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아이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 더위가 시작되는 이 맘 때 나타나는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이 그것이다.
흔하지 않지만 옛날에도 냉방병이 있었다. 동의보감에는 ‘여름철에 한(寒)을 받는 것은 서늘한 것을 지나치게 찾았기 때문이다. 서늘한 정자나 물가에 있는 누각에서 서늘한 기운을 받아 풍한(風寒)이 겉을 상하거나 얼음, 날 것이나 찬 것, 과일을 먹어 속을 상한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즉 냉방병이란 더운 계절, 찬 기운으로 몸의 속과 겉이 상한 것을 뜻한다. 누각의 서늘한 기운도 이렇거늘 현대의 에어컨 바람은 오죽할까?
냉방병은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다. 하지만 원인은 다르다. 감기가 외부의 사기(邪氣,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라면 냉방병은 적응장애다. 실내외의 온도 차에 인체가 적응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란 뜻이다. 이 밖에도 에어컨 속에 사는 균에 의한 질병, 알레르기 비염 등을 통틀어 냉방병이라 부르기 때문에 치료법도 다양하다.
냉방병은 빌딩증후군의 하나라 일컬어지기도 하는데,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건물에서 잘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창문을 잘 열 수 없는 구조로 돼 있거나 냉난방과 환기를 중앙집중방식으로 관리하는 건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실내외 온도 차가 5~8도 이상 나는 환경에 오래 있다 보면 인체, 생리적인 변화로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이로 인해 기와 혈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으며 기침, 두통, 어지럼증, 소화불량, 현기증, 오한 등의 증상이 생긴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를 함께 조절해야 한다. 실내 온도는 25~26도, 습도는 50~60% 정도로 유지하고 안과 밖의 온도가 5도 이상 벌어지지 않게 해준다. 다소 선선한 아침, 저녁에는 에어컨을 끄고 더운 낮에는 한 시간에 한 번은 환기를 시켜야 한다. 에어컨 필터 청소도 잊지 말아야 한다. 에어컨 바람을 아이에게 직접 쏘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먹여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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